[D-Stage] '노란드레스' 김주원, 압도적인 몸의 언어
7년 만에 컴백 무대, '컨택트' 연출 "세계 최고" 극찬
"클래식 작품만큼 의미 있는 작품, 또 참여하고 싶다"
"('컨택트'는) 몸의 언어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 7년 만에 다시 참여해 기뻐요."
'노란드레스 여인'으로 돌아온 발레리나 김주원이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컨택트' 프레스콜에서 "클래식 작품만큼 저한테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주원은 "완벽한 이야기와 감동이 있고 몸의 언어를 통해 다른 장르의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다음에도 몸 관리가 잘 된다면 또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강한 애착을 보였다.
'컨택트'는 김주원에게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신인상을 안겨준 뮤지컬 데뷔작이다. 김주원은 세 번째 에피소드 '컨택트'에 노란드레스 여인으로 출연해 운명적 만남과 소통을 주제로 매혹적인 춤을 선보였다.
뉴욕의 성공한 광고인이지만 속마음을 나눌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마이클 와일리(배수빈)는 수차례 자살 시도 끝에 절망과 우울함으로 방황하다 우연히 들어간 한 재즈바에서 꿈의 이상형, 춤추는 노란드레스의 여인을 만난다.
와일리는 그녀의 마법 같은 춤에 매료돼 어느새 용기를 갖고 노란드레스의 여인과 함께 멋진 스윙을 추게 된다. 노란드레스의 여인은 단지 아름다운 여인을 넘어 춤이라는 매개로 와일리가 세상과의 소통과 화해를 시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목 그대로 '컨택트'다.
이번 한국 공연의 연출과 안무를 맡은 토메 코즌은 '컨택트' 오리지널 캐스트 중 한 명이다. 현재 전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는 '컨택트'의 연출가와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김주원은) 이 역할을 하는 세계 최고의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7년 전 초연 때도 참여했던 토메 코즌은 "처음 만났을 때 스튜디오에서 춤도 추며 친해졌다. 그 이후 세계적인 발레리나라는 걸 알게됐다"며 "사실 이번에 다시 한 국에 돌아와서 '컨택트'를 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김주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성신여대 무용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최정상 발레리나 김주원은 15년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했으며, 2006년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2년에는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며 국내 발레계를 이끌어 왔다.
현재는 '아티스트 김주원'으로서 뮤지컬, 오페라, 한국무용, 방송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발레를 대중에게 친숙하게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컨택트'는 발레리나로서의 삶에서 잠시 외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김주원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김주원=노란드레스'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노란드레스 여인 역에 더블 캐스팅 된 김규리도 "노란드레스 여인의 가장 완벽한 모습은 (김)주원 언니"라며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으면 좋겟다는 생각으로 달려왔다"며 부담감을 전했다.
김규리는 "언니는 부드럽고 우아하고 멋있다. 그래서 (차별화를 위한) 콘셉트로 잡은 게 좀 더 에너지 있고 어떻게 보면 딱딱해 보이지만 도도하고 거만한 여자의 열정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컨택트'는 2000년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안무상, 남녀주연상을 휩쓸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세계적인 작품이다.
2010년 국내 초연 당시 로맨틱한 사랑과 실연, 아픔 등의 아름다운 순간을 재즈, 현대무용, 발레, 스윙, 자이브 등 다양한 춤의 장르로 역동성 있게 담아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처음 선보였을 땐 뮤지컬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특히 라이브로 노래를 하지 않고 라이브로 연주되지도 않는다는 점에 대해 음악가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토메 코즌 연출은 이에 대해 "논란의 중심에서 음악협회 사람들과 싸웠던 1인"이라며 웃었다.
그는 "뮤지컬의 요소로는 이야기, 라이브 음악, 노래, 춤이 있다. 하지만 '레미제라블'과 같은 작품엔 춤이 없다. 또 여러 뮤지컬 작품 중에 이야기가 없는 것도 있다"면서 "'컨택트'는 노래가 없지만 이야기, 음악, 춤 등 다른 요소들이 있다. 댄스가 중심인 작품을 뮤지컬로 분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고 강조했다.
'컨택트'는 독립적인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네타기', 두 번째 에피소드는 소통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당신 움직였어?', 세 번째 이야기는 절박하게 소통하길 원하는 와일러의 이야기 '컨택트'다.
토메 코즌 연출은 "세 가지를 관통하는 주제는 소통과 교감"이라며 "각각의 스토리는 연관성이 없지만,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거나 소통을 하지 못하거나 하는 공통된 주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컨택트'에는 김주원과 김규리 외에도 배수빈, 노지현, 황만익 등 배우들과 발레리나 최예원, '댄싱9' 스타 무용수 한선천 등이 출연한다. 오는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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