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출범 후 한 달이 넘어가면서 속속들이 청문회 정국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 당국 수장, 금융위원장은 여전히 하마평만 무성해 금융위원장 인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올해 안으로 임명되겠어요?"
'도대체 금융위원장 인선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거냐'는 질문에 돌아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보좌진의 자조 섞인 대답이다. 곧이어 그는 진지한 목소리로 "신중한 결정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금융위원장 임명이 미뤄지면 결국 피해는 국민한테 돌아가지 않겠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 후 한 달이 넘어가면서 속속들이 청문회 정국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 당국 수장, 금융위원장은 여전히 하마평만 무성해 금융위원장 인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여당은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거론했지만 정작 이를 실행할 금융위원장은 한 달 넘게 공석이다. 게다가 벌써 5명의 후보군이 소문으로만 구설에 오르내리면서 업계의 혼란과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전략계획도 짜야하는데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올스톱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설상가상으로 여의도에서는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로 당·청 갈등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정가를 중심으로 집권여당인 민주당 소속 정무위 의원들이 후보군 중 하나이자 청와대에서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에 대해 그의 현직 시절 터진 '론스타 사태' 등을 명분삼아 '반대 연판장'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사실이라면 '한몸'이어야할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대놓고 서로 다른 소리를 내면서 분열하는 모양새다.
전형민 기자 ⓒ데일리안
문제는 이 연판장의 의미가 단순한 업무적절성 여부에 따른 국회 정무위 차원의 반대가 아닌 당·청간 감정싸움이라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 보좌관은 이와 관련 "당에서는 청와대가 정책실장에 이어 금융위원장까지 당과 연결고리가 적은 인물로 배치하면서 감정이 많이 상한 상태"라며 "금융위원장 자리만큼은 김기식 전 의원 등 당에서 일정 역할을 했고 당과 '말이 통하는' 인물로 임명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 당국의 수장 자리가 집권여당과 청와대의 정치적 줄다리기 싸움에 희생양이 된 셈이다.
최근엔 금융가를 중심으로 '금융위 홀대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분야 최고위 기관이자 장관급 관리 부처인 금융위가 인사에서조차 당청간 감정싸움에 소외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다. 사실 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집을 봐도 금융권 관련 뚜렷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일자리위원회에도 금융당국의 역할은 찾기 힘들고 금융위는 문 대통령 당선 후 2주가 지나서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겨우 업무보고를 했다. 또 다른 정무위 보좌관은 "문재인 정부가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과 새 정부의 금융 아마추어리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6년 만에 최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인 증시,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 등 금융 부분에서 당장 해결·유지해야할 사안은 산적해 있고,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지나가고 있다. 집권여당과 청와대가 자리를 놓고 다투기보다는 당면 과제를 잘 해결해낼 수 있는 결과를 하루 빨리 도출해내길 기대한다. '골든타임'을 놓칠수록 손해는 국민이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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