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삼부토건 새 주인 찾기 '청신호'…우선협상대상 선정 잇따라
자산매각 등 노력으로 매각 성공 희망적
정상화 위한 추가비용 등은 여전히 걸림돌
중견건설사 인수·합병(M&A) 시장에 파란불이 켜졌다. 연속 인수합병에서 고배를 마셨던 중견사가 또다시 매각에 도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찾았다.
특히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의 매각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선 다수 기업이 두 건설사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 되면서 세 번째 도전만에 매각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신규분양 등 주택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탄력을 받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 매각성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22일 건설 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SM그룹 계열인 우방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허가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경남기업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하고, 인수 금액을 확정하게 된다. 여기서 확정된 금액만큼 인수회사가 유상증자에 자본을 투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경남기업의 최대주주가 된다.
업계는 통상적으로 2주 정도의 기간을 거쳐 본계약이 체결되는 점을 감안해 매각공고 일정대로 다음달 본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남기업 역시 인수후보자인 SM그룹과 가격 등 인수 조건의 세부조율을 거쳐 1∼2주 이내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본계약이 이뤄지면 오는 3분기 중에는 매각 절차가 모두 완료될 전망이다.
경남기업의 매각 도전은 이번이 3번째로, 순탁하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2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본입찰 단계에서 응찰자가 없어 최종 유찰된 바 있다.
게다가 지난달 중순에 열린 경남기업 매각 예비입찰 때 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지난달 15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업체 2곳만이 참여했다.
더군다나 2곳의 입찰기준이 미흡해 지난 19일 재입찰을 진행, SM그룹 측이 입찰 조건과 서류 등을 일부 보완해 다시 응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SM그룹은 주택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토목공사에 강점을 갖춘 경남기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SM그룹은 경남기업을 인수해 우방건설산업과 합병시킨 뒤 종합건설업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SM그룹은 사업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지난해 이미 태길종합건설과 성우종합건설, 동아건설산업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경남기업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 ‘아너스빌’로 주택시장에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 평가에서 35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지난 2015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삼부토건은 이달 초 디에스티(DST)로봇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DST로봇 컨소시엄은 최근 삼부토건 매각금액의 5%에 해당하는 이행보증금에 대해 납부 연기 신청을 해 한 박자를 쉬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20일까지 이행보증금을 치르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DST로봇 컨소시엄은 중국의 디신통컨소시엄과 리드드래곤유한공사, 국내의 DST로봇, 무궁화신탁, 대덕뉴비즈1호조합 등 5곳으로 구성됐다. DST로봇은 중국 자본 ‘베이징 링크선 테크놀러지(디신퉁그룹)’가 지분 7.8%를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다.
매각을 진행 중인 삼부토건은 1948년 설립된 국내 종합건설업 면허 1호 업체다. 항만, 댐, 도로 등 토목 분야에서 실적이 많으며 지난해 건설사 도급 순위 기준 53위에 올랐다. 2015년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실패로 재정이 악화돼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정관리 이후 3차례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 삼부토건은 매각규모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삼부오피스빌딩·골프장 타니CC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채권변제를 마무리 지었다.
업계에선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의 인수금액은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절반 정도 낮아진 것이다. 성공적인 매각을 예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은 계열사와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해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등 매각대금을 낮춰 인수합병에 걸림돌을 제거한 상태”라며 “하지만 아직 우선협상대상 선정 단계로 향후 실사, 본계약 등 중요한 절차가 남았고, 기업 인수 후 정상화까지 들여야 하는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하면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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