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발굴’ 포르투갈, 호날두 월드컵 꿈 날개 달까
포르투갈, 승부차기 접전 끝에 칠레에 패해 탈락
칠레가 포르투갈을 꺾고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 올랐다.
칠레는 29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포르투갈과의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수문장 브라보의 환상적인 3연속 선방쇼를 앞세워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르투갈은 아쉽게 패했지만 물건을 건졌다. 바로 중원을 책임진 윌리엄 카르발류(25, 스포르팅 리스본)였다. 그는 이번 경기서 아드리안 실바와 함께 중원을 책임지며 수비를 도왔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의 꿈은 날아갔지만 카르발류는 이날 패배를 기점으로 대표팀 내에서 더욱 중요한 자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포르투갈의 기존 수비 문제점을 보완한 카르발류
'늪 축구'로 유명한 포르투갈 대표팀은 수비 시 기존 포메이션과 같은 4-4-2대형을 유지한다. 이 상태에서 미드필더 라인이 매우 좁은 간격을 형성하고, 수비 라인과의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여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는다. 이 형태를 정말 잘 잡았기에 늪 축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최전방 공격 라인 2명의 선수들이 수비 시 행사하는 영향력이 적어지면서 문제점이 발생했다.
본격적인 수비를 시작할 때 최전방 2명, 호날두와 안드레 실바(나니)가 상대 후방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견제하지 못하니 미드필더 라인의 할당 공간이 자연스레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의 공간이 벌어지는 장면이 많아졌다.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카르발류를 수비 시 비교적 낮은 위치(포르투갈의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에 집중하도록 했다. 그럼으로써 전보다 더욱 단단하게 중앙을 틀어막을 수 있었고, 칠레는 자연스레 측면 루트를 통한 공격을 빈도 높게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카르발류는 포르투갈의 수비 진영으로 들어오는 칠레의 강한 전방 압박을 굳건히 버텨주는 모습도 보여줬다. 187cm라는 튼튼한 피지컬을 이용해 볼을 지켜주고 사방으로 안정적인 패스를 공급했다. 카르발류가 밑선에서 볼을 지켜줄 수 있었기에 다른 미드필더 라인의 선수들이 마음 놓고 윗선으로 전진할 수 있었다.
뛰어난 활동량을 이용하여 칠레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
카르발류는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필두로 한 칠레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계속해서 움직였다. 포르투갈이 최전방에서부터 수비를 시작할 때, 카르발류가 맡은 역할은 크게 2가지였다. 첫째는 공격 라인이나 그 밑선으로 전진해 호날두, 안드레 실바와 함께 칠레 후방 선수들을 견제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볼을 받기 위해 내려가는 칠레 선수를 3선에서부터 끈끈하게 마킹하는 것이었다.
연장전에 와서는 체력이 부족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는 힘들었지만, 카르발류는 전후반 동안 매우 폭넓게 활동하여 칠레의 거의 모든 선수들을 괴롭혔다.
이번 경기 카르발류와 함께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한 안드레 고메스, 아드리안 실바, 베르나르도 실바는 모두 수비보단 공격에 큰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때문에 대표팀 내에서 카르발류의 존재감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아직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도 반가운 등장이 아닐 수 없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은 호날두에게 사실상 마지막 대회가 될 전망이라 우승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과연 카르발류가 포르투갈의 전력의 마지막 퍼즐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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