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운명’ 신태용의 세 번째 도전…결말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
이전 소방수 투입 때 보다 더 무거운 부담감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은 신태용 전 U-20 대표팀 감독이었다.
축구협회는 4일 파주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로 공석이 된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과 최근에는 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은 3회 연속 한국 축구의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됐다.
국내 젊은 지도자의 선두주자로 꼽혔던 신태용 감독은 이번에도 구원 투수로 낙점되며 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신 감독은 또 다시 온전하게 자신의 팀을 꾸릴만한 시간과 여유를 보장 받지 못했다.
신 감독은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고인이 된 이광종 감독의 후임으로 구원 등판했다. 2015년 4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아 리우 올림픽에서 팀을 8강에 올려놓았다.
이어 지난달 막을 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는 안익수 감독의 후임으로 팀을 맡아 한국을 16강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11월 지휘봉을 넘겨받아 약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팀을 추슬러 나름대로의 성과를 남겼다.
그 이면에는 가혹했던 평가 또한 존재했다. 리우올림픽 당시 해볼 만한 상대였던 온두라스와의 8강전 패배, 홈에서 치러진 U-20 월드컵 16강 포르투갈전 완패 등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지난 두 대회를 통해 공격축구로 대표되는 신태용 감독의 색깔은 재미는 가져다줬을지 모르지만 실리는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히려 극단적인 공격 축구가 화를 좌초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신태용 감독은 이번에도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어쩌면 이전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8월 말에 열리는 이란전까지는 이제 시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고, 최악의 경우 부상을 당한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팀은 현재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로 이란(승점 20)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2경기를 남겨 놓고 월드컵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12)에 승점 1차로 쫓기면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남은 2경기에서 최소 1승 1무를 거둬야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지만 최근 대표팀의 흐름이 워낙 좋지 않아 승점을 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대표팀에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받아들이긴 힘든 시나리오다. 본선 진출 실패 시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세계무대서 한국 축구가 도태될 수 있다. 한국 축구가 새로운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제 신태용 감독의 두 어깨에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려 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부담감이 그의 두 어깨를 짓누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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