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은퇴식, 그 뜨거운 울림 “우승해 달라”
17년 간 정든 LG트윈스 선수 생활 마감
은퇴식서 후배들에게 못다 한 우승 당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 이병규의 한을 과연 후배들이 풀어줄 수 있을까.
17년 간 LG트윈스의 이름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적토마’ 이병규가 은퇴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LG 구단은 1997년 팀에 신인으로 입단해 ‘10연타석 안타’, ‘최고령 타격왕’,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30-30 클럽’등 각종 기록을 남긴 이병규의 9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며 그의 공로를 치하했다.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이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있었다. 바로 팀의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끝내 이뤄내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일본 진출 당시 주니치 소속으로 재팬 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이병규는 LG에서는 우승 경험이 없다. 2002년 당시 팀을 한국시리즈로 올려놓았지만 삼성에 막히며 아쉬운 준우승에 머문 것이 이병규가 LG를 이끌고 가장 높이 올라간 곳이다.
이병규는 9일 열린 은퇴식에서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을 맡기고 떠나는 선배가 돼 미안하다”며 “후배들이 앞으로 좀 더 단단한 모습으로 팬들, 팀이 원하는 우승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LG의 상황은 좋지 않다. 다행히 이병규의 은퇴식 때는 다소 운이 깃든 강우콜드 승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 행사가 진행됐지만, 다시 가까스로 5할 승률로 복귀한 것 뿐이다.
강력한 선발진을 중심으로 개막 초반 6연승을 달리고, 승패마진을 +10까지 찍으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 5할이 두 번이나 붕괴되고 현재 순위도 5위 밖으로 밀려나 있다.
떠나는 선배의 바람과는 달리 LG의 우승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LG의 우승은 이병규가 아닌 다음 세대로 넘어갔다. 뜨거운 눈물을 통해 대선배를 배웅한 LG의 후배들은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후반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은퇴식이 LG 선수단에 있어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면 이는 떠나는 이병규가 후배들에게 남기고 떠나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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