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초점] 유세윤 막말, '핑계'로 봉합될 일인가


입력 2017.07.13 10:10 수정 2017.07.13 21:54        이한철 기자

콘서트 도중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

소속사 대리 사과-뮤지 해명 '부적절'

유세윤이 장애인 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 연합뉴스

장애인 비하 발언은 그 자체로 치명적이지만, 소속사와 유세윤의 어설픈 대처 방식은 논란을 확산시킨 촉매제가 되고 말았다.

유세윤은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6 in 서울'에서 UV의 히트곡 '이태원 프리덤'의 안무를 설명하며 "팔을 반만 올리면 XX 같이 보인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각에선 장애인 비하라며 유세윤을 강하게 질타했고, 논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더 큰 문제는 소속사의 대리 사과와 동료 연예인의 '핑계' 섞인 유세윤 옹호였다. 사건의 중심인물이자 당사자인 유세윤은 없었다.

유세윤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0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유세윤은 오랜만에 '이태원 프리덤'의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흥이 오른 상태였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드리브를 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언행을 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유세윤은 해당 단어가 공석에서는 물론 사석에서도 근절해야 할 시대가 만든 차별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언행을 하는데 있어 신중함을 더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방송인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진솔한 사과로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누리꾼들은 사태를 빨리 수습하려는 형식적인 사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유세윤이 직접 사과하는 대신, 소속사가 입장을 대신하는 '대리 사과' 형태라는 점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장애인들이 받았을 상처를 감안할 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세윤의 막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세윤은 지난 2015년에도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장동민, 유상무와 함께 진행한 팟캐스트 라디오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라는 등 여성 비하 발언을 일삼아 논란이 됐다.

당시엔 유세윤과 장동민이 직접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 팬카페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거센 방송 하차 요구가 빗발치는 등 한동안 몸살을 앓아야 했다.

경솔한 발언으로 문제가 또다시 반복된 상황에서 오히려 더 형식적인 사과로 일관한 유세윤과 소속사의 태도는 팬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UV 멤버 뮤지의 해명도 논란을 더욱 키우고 말았다. 뮤지는 유세윤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내가 제안한 것"이라며 장문의 해명 글을 게재했지만, 이처럼 부적절한 언행을 사전에 기획했다는 것이 더 황당하다는 게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뮤지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SM 콘서트 게스트로 무대를 하던 중 '이태원 프리덤' 안무를 설명하며 발언했던 유세윤 형의 멘트는 즉흥 발언이 아니었다"며 "리허설 도중 UV의 무모한 콘셉트를 보여주고자 제가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뮤지는 "다소 장난스럽긴 하겠지만 멘트 후에 바로 무릎 꿇고 사과하려는 생각에 무대를 했지만 어리석게 이해 못 해주실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저희 콘셉트를 재미로 받아주신 덕분에 뭐라도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생각 없이 무대를 꾸민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비하하려고 했던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팬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했다.

실제 무대에서도 유세윤이 해당 발언을 한 뒤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분위기 또한 유쾌했다는 게 일부 팬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특정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언행을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 준비하는 안일한 태도가 더 큰 문제였다. 해명이라기보다 '핑계'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을 개그맨들이 패러디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욕심이 과하면 독이 된다. 실제로 신체적 약점을 비하하거나 인종차별 발언, 성 차별 발언, 특정 직업군 비하 등은 여러 차례 논란이 돼온 일이다. 이미 그 전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유세윤이기에 더욱 더 아쉬운 대목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