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대환대출 확대의 경고, 대응이 시급하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4.01 07:07  수정 2026.04.01 07:07

카드론 대환대출의 급증, 단순 잔액 증가 아닌 채무 구조의 질적 악화 신호

무제한 대환대출 연장 제한하고, 비중·금리·신용점수 분포 의무 공시해야

카드론 대환대출, 예금 기반 저금리 대체금융으로 전환

국내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최근 한 달 동안 6%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최근 신용카드사 카드론의 대환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최근 한 달 동안 6% 정도 급증하는 등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대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히 '대출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채무 구조'의 가속화된 악화를 의미한다.


대환대출은 원래 카드론을 연체했거나 연체 우려가 있는 차주가 만기를 연장하거나 재대출을 받아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구조다.


이는 회계상 '연체'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의 연체율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실질 상환능력은 개선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는 카드론 부실이 바로 표면화되는 것을 미루는 대신, 서민의 부채 부담을 장기화·고착화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


통계적으로도 대환대출 증가와 함께 전업카드사의 평균 연체율도 상승하는 등 건전성 악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카드론의 경우 '생활비·긴급자금'이 아니라 '채무 회전 수단'으로 기능하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하며, 향후 금리·고용 여건이 악화될 경우 부실 확산의 '뇌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대환대출의 가속 증가에는 세 가지 특징이 존재한다.


첫째, 높은 생활물가, 경기둔화속에서 서민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카드론 대환대출 증가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 대출 창구가 사실상 좁아진 데 기인한다.


카드론은 ‘마지막 급전 창구’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이미 부담이 컸던 카드론 채무를 제때 갚기 어려운 취약 차주가 대환대출로 전환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둘째, 카드사의 리볼빙(결제대금 이월)과 대환대출이 단계별로 진행되는 악순환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차주가 일시 자금난을 겪어 결제대금을 이월하는 리볼빙에 의존하다가, 누적된 이월잔액이 커지면 더 높은 금리의 대환대출로 전환되는 고착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카드사의 발행금리가 상승하는 조달환경 속에서 카드사의 수익성 유지와 취약 차주의 생존 전략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다.


셋째, 저신용자 중심의 서민금융 수요가 카드론에 집중되면서, 카드론 상환율이 낮아지는 등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정상차주'와 '취약차주'가 혼재된 카드론 포트폴리오에서, 취약 차주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채무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저신용 소비자신용 대출이 급증할 때, 채무의 질적 악화를 사전에 막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 왔다.


영국은 2010년대 중반 '고위험 소비자신용 대출' 규제를 강화해, 대출금리 상한과 채무상환능력 검증을 의무화했다.


이는 다중 대출과 대환 구조를 줄이고 급격한 이자 상승으로 인한 파산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즉, 영국의 채무상환능력 검증은 차주의 소득, 필수지출, 기존부채 상황을 계산하고 금리 상승 등 스트레스 시나리오까지 가정해 실제 가처분소득 범위 안에서만 대출을 허용하는 제도다.


미국은 '예금상품 기반 저신용 대체 금융'을 확대해 연 20% 이상 고금리 신용대출 대신 저금리의 소액대출상품을 공급하는 정책을 병행했다.


이는 저신용자들이 '빚으로 빚 갚기' 구조에 내몰리는 대신, 안정적 대체 금융을 활용하도록 유도한 사례로 평가된다.


즉, 미국은 요구불 예금 또는 정기예금을 담보로 한 소액 비상자금 대출을 토대로 상환실패에 따른 금융사 건전성 훼손을 억제한다.


또 미국의 대체금융은 저신용자의 예금 잔고를 담보로 활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소액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차주의 상환부담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왔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금융사 스스로 보유한 고위험 소비자신용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하고, 대환대출과 같은 '만기도래 연장 상품'에 대해 별도의 자본충당과 한도를 설정하도록 요구해 왔다.


이는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가계부채의 질을 동시에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우리도 카드론 대환대출의 질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카드사의 대환대출에 대해 '제한적 이용'과 '투명한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드론 대환대출의 연장 한도를 정하고, 추가적인 연장·재대출은 예외적 사례로 인정하는 등 '채무 연장 고착화'를 막는 규칙을 도입할 수 있다.


동시에 대환대출 비중, 대환 대상 차주의 신용평점 분포, 평균 금리 등을 분기별로 공시해, 건전성 악화 신호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카드론 대환대출의 급증은 채무 구조의 질적 악화를 보여준다.


이에 대응해 대환대출을 제한적으로 연장하고, 대환대출 비중·금리·신용평점 분포를 의무 공시해야 한다.


또 고금리 대환대출을 예금 기반의 저금리 대체 금융으로 전환함으로써 저신용자들이 고위험 대출에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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