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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선전매체 등장한 탈북민 '납치' 가능성…탈북민사회 '뒤숭숭'


입력 2017.07.20 00:05 수정 2017.07.20 05:44        하윤아 기자

임지현 씨 재입북 경위 두고 논란…북한 유인·납치 가능성 무게

"활발히 활동하는 탈북민 주요 표적"…탈북민 신변 안전 우려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자유로 인근에서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 너머로 북한땅인 황해도 개풍군 일대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임지현 씨 재입북 경위 두고 논란…북한 유인·납치 가능성 무게
"활발히 활동하는 탈북민 주요 표적"…탈북민 신변 안전 우려도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탈북민 임지현 씨가 북한 선전매체에 등장해 그의 재입북 경위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현재 임 씨의 '자진 입북설', '위장 간첩설' 등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탈북민들은 북한 당국에 의한 유인·납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중 접경지대에서 북한 당국의 조직적인 탈북민 유인·납치 공작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다 특히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들이 북한 당국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전언이다.

김동남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 대표는 19일 본보와 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북-중 접경지대에서 탈북민들을 유인해 납치해가는 수법을 진행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다만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고, 특히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탈북민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임 씨의 사례에 대해 "100% 납치라고 본다"며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지적을 많이 하고 있고 압박도 심화돼 북한이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임 씨와 같이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탈북민은 북한에게 가장 좋은 선전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 역시 본보에 "임 씨의 경우는 100% 납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납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대표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들어온 탈북민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TV 프로그램에 나와서 방송하는 탈북민이 북한이 노리는 주요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명철 NK워치 대표도 임 씨의 납북 가능성을 언급하며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민의 재입북을 유도하거나 납치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졌는데, 특히 임 씨는 국내에서 방송활동을 하면서 얼굴도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역으로 활용하기 가장 좋은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밖에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북한에서 방송에서 활동하는 탈북민을 납치하라는 지령이 내려졌다고 한다"며 "지난해 4월 발생한 집단탈북 여종업원 사건 이후 북한이 탈북민 문제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실제 탈북민 회유나 납치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북민 임지현 씨가 북한 선전매체에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탈북민들은 그의 납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진은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16일 공개한 영상 속 임 씨의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탈북민 사회에서는 이번 임 씨의 사례로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에도 북한이 국내 탈북민을 대상으로 납치 공작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로 인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이소연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간첩설이 제기되면서 국내 탈북민에 대한 재검증이나 신뢰 문제도 다시 제기되고 있어, 탈북민 사회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 등장한 한 여성은 "2014년 1월 탈북했고 지난 6월 조국(북한)의 품에 안겼다. 평안남도 안주시 문봉동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면서 탈북 후 국내 종합편성채널의 프로그램에 '임지현'이라는 가명으로 출연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 시키는 대로 악랄하게 공화국을 비방하고 헐뜯었다"면서 "돈을 벌기 위해 술집 등을 떠돌아다녔지만 돈으로 좌우되는 남조선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만 따랐다"고 주장했다.

영상에 등장한 여성이 국내에서 방송활동을 하던 탈북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는 "관계기관에서 재입북 경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해당 여성의 납북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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