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film] "132분 간의 울림"…영화 '군함도'의 진심


입력 2017.07.20 08:07 수정 2017.07.20 22:27        김명신 기자

류승완 감독 신작…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실제 역사 바탕으로 재구성…극적 몰입도 역대급

류승완 감독 신작…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실제 역사 바탕으로 재구성…극적 몰입도 역대급

영화 '군함도'가 언론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봉 행보에 나섰다. ⓒ 외유내강

“실제 군함도 역사에 누가 될까 걱정이다.”

영화 ‘군함도’를 만든 류승완 감독의 끝내 밝힌 진심이었다. 상업적 흥행이 그의 첫 번째 목표가 아니었다. 그저 영화를 통해 ‘군함도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게 하나의 목표였고, 그에 따른 영화적 메시지 역시 잘 전달됐으면 하는 것이 류승완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바라는 지점이었다.

이번 ‘군함도’ 리뷰를 전하는 기자 역시 이 영화에 누가 될까 걱정이 앞섰다. 류승완 감독은 ‘일제 강점기에 희생 당한 조선인’이라는데 초점을 맞추면서도 일본인은 모두 나쁜 사람, 조선인은 모두 착한 사람으로 이분법적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실제 역사에서도 그렇듯, 조선인 중에서도 일본인 보다 더한 악질의 조선인이 있지 않았나. 감독은 ‘선과 악’의 뻔한 접근이 아닌 ‘인물’, 특히 전쟁을 겪고 있는 인물들 간의 갈등을 통해 우리(대한민국)가 처한 역사적 현실을 꼬집고 있다.

영화 '군함도'가 언론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봉 행보에 나섰다. ⓒ 외유내강

영화 ‘군함도’가 뜨거운 관심 속 언론 시사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자리에서 류승완 감독은 “단순하게 ‘군함도’에 있었던 조선인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아니다. 군함도를 알려야 겠다는 마음 역시 1순위는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의 우리, 여전히 해결 못하고 있는 역사의 진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일침, 그리고 과거를 통한 미래를 향한 역사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너무 긴장되고 잠을 설쳤다”는 말로 영화가 첫 공개된 소감을 대신했지만 류 감독은 이내 “역사를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은 오히려 영화를 촬영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꼭 나쁘고, 누군가는 꼭 착한, 그런 접근이 오히려 왜곡된 시선을 자극하기 좋은 모양새라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 '군함도'가 언론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봉 행보에 나섰다. ⓒ 외유내강

류 감독은 “‘군함도’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사실만을 보더라도 비판의 화살이 단순히 일본으로만 향해야 하는지, 우리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제국주의에 모든 악을 씌워서 악과 선 구도가 아닌 전쟁 안에서 나약해진 사람, 그리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나약하고 착한 조선인으로만 그리는 것은 나에게 흥미롭지 않았다”고 영화감독으로서의 접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가 공개된 후 '군함도'라는 섬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 많은 관객들이 더 궁금해 한다면 좋겠다”면서 “조심스러운 것은 역사적 사실이 거대하다 보니 마치 여름시장에 장사 속으로 내놓으려고 한 거 아니냐 하는 시선이다. 엄청나게 큰 영화가 돼버려서 저희의 작업이 실제 역사에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엄청나게 큰 반향이 무섭고 두렵기도 하다. 꼭 봐야할 영화는 없다. 보고 싶으면 보고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된다. 하지만 군함도 역사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한다. 우리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군함도 역사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감독으로서의 책임감 어린 속마음을 고백했다.

영화 '군함도'가 언론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봉 행보에 나섰다. ⓒ 외유내강

류승완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는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과 악랄한 일본인만 존재하는 작품은 결코 아니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시대적 배경 속 그 안의 인간들의 군상, 그리고 그들을 통한 울림과 분명한 메시지가 담긴 영화다. 때문에 '뻔한'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닌 그들과 그들이 존재한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절박함, 숨통이 조여오는 긴박함, 육체보다 더한 극한의 정신적 고통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느끼게 하고, 반성을 하게 하며 눈물을 짓게 한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풍자와 비틀기가 압권이며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들 역시 역대 최고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론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들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함도'는 상상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있다. 반전과 스포일러의 중요성도 높은 영화다.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수안 그리고 조단역, 모든 배우의 노력의 결과물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작품성, 극적 몰입도와 재미,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류승완표 신작 '군함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이유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명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