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企 금융대출 지원 한도 축소 저울질

이미경 기자

입력 2017.08.04 06:00  수정 2017.08.04 10:00

확대 방안 부정적 기류, 총 한도액대비 실수요 크게 낮아

은행권, 저금리에도 리스크 중소기업 대출에 미온적 반응

지난달 말 기준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규모는 17조3839억원을 기록해 총 한도액인 25조원에 한참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액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새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액을 늘려달려고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들도 한은이 한도액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실수요를 따져서 프로그램별 한도액을 재조정해야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한은은 올해 3분기까지 개편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4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규모는 17조3839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한은은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고용을 늘리거나 신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대상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현재 실적비율은 총 한도액인 25조원 대비 69.5% 정도여서 실수요가 크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한은이 저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은행들이 여신심사를 거쳐 중소기업의 대출을 승인하면 대출 금액의 일부를 한은이 연 0.5~0.75% 저금리로 시중은행에 빌려준다.

한은은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최근 몇년간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꾸준히 늘려왔다.

실제 최근 몇년간 기존 한도보다 두배 이상이나 늘렸다. 2012년 12조원 규모에서 현재 25조원의 한도액으로 두배이상 껑충 뛰었다.

대출 프로그램별로도 한도액을 늘렸다. 설비투자가 8조원으로 한도액이 가장 많았고, 창업기업에 대한 자금은 6조원, 지방중소기업은 5조9000억원, 무역금융 4조5000억원, 영세자영업자 5000억원으로 각각 늘렸다.

그러나 시중은행들 중에서는 한도액 수요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없이 무작정 총 한도액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한은 내부적으로도 총 한도액에 비해 수요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실효성 부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서는 최근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가 일자리 창출과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으로 요구했다. 신기술 보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 3분기부터 시행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앞서 한은에서도 작년 말 금융중개지원대출 범위를 고용증대 기업이나 신기술 보유기업으로 확대개편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서 한은 내부적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범위를 고용과 신기술 보유 기업으로 확대할 경우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되는 금액에 대한 회수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 개편안이 기준금리 결정 만큼이나 어렵고 고통스럽다"며 "현재 확정안 발표를 앞두고 금융중개지원대출에 대해 다방면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단순한 의사결정이 아닌만큼 다방면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이라는 복잡한 의사결정을 정부 정책에 무리하게 맞췄다가 은행권의 총체적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입장에서는 한은이 저금리로 유도한다고 해도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을 떠안고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집행유인이 많지 않다는 점을 잘 고려해서 한은이 제도를 고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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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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