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꺾다니’ 허재호, 침체 깬 남자농구
블라치 빠지긴 했지만 기대 이상의 대승
최근 몇 년의 침체 벗어나는 계기 마련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난적’ 필리핀을 꺾고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진출 성과를 거뒀다. 2013년 이후 4년 만에 오른 준결승이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BA랭킹 30위)은 17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서 열린 ‘2017 FIBA 아시아컵’ 8강에서 필리핀(27위)을 118-86로 대파했다. 무려 32점차 대승이다.
아시아권에서 우승을 노리는 필리핀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난 2015년 창사 아시아선수권에서 필리핀은 NBA 출신 안드레이 블라치를 내세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에서 중국전 포함 조별리그 3연승을 질주하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중국이 1.5군 전력으로 나오긴 했지만 필리핀도 블라치가 빠진 상태였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위협해왔다. 2013년 FIBA 마닐라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는 79-86으로 졌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8강 리그에서는 97-95 신승했다.
난적 필리핀을 맞이한 허재호는 3점슛을 퍼붓는 공격농구로 대승을 차지했다. 최종 스코어와 달리 초반은 상당한 접전 양상을 띠었다. 1쿼터 후반 들어 최준용-김선형-이정현의 3점포가 잇따라 터지며 26-18로 1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김종규가 덩크슛 2개를 꽂아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3쿼터에서는 필리핀 에이스 로메오의 실책이 나오는 사이 김선형-오세근의 득점이 터지며 86-62까지 달아났다.
3쿼터에서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도 한국은 이승현의 3점슛 등으로 필리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국은 3점슛 성공률이 76.2%(21개 시도 16개 성공)에 달했다. 2점 야투 성공률은 자유투 성공률 보다 높은 62.2%였다.
상위권 팀들이 이번 대회에 주전들을 일부 제외하긴 했지만 허재호는 최근 국제무대에서의 침체를 깨고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성과를 이뤘다.
한국은 2007/2009/2013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호’ 이란(25위)과 20일 오전 0시30분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이란은 개최국 레바논을 80-70으로 꺾고 아시아컵 4강에 진출했다.
니카 바라미, 마흐디 캄라니가 대표팀을 떠났지만 NBA 출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218㎝)가 건재하다. 이번 대회에서 만난 상대 중 가장 어려운 팀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79-77 승리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이겨보지 못했다. 2년 전 대회에서도 한국은 이란에 62-75로 져 8강에서 탈락했다. 2016년 FIBA 아시아챌린지서 이란에 두 차례 대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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