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약처장 사퇴론...야당 "코드인사 사퇴해야" 여 "전 정부 책임"
한국당 "업무 파악조차 못해"...국민의당 "대선캠프 출신" 해임 촉구
'제2의 윤진숙 사태'...민주당 "지난 정부 잘못부터 반성해야"
부산시약사회장 출신인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부실 대응, 자질 논란 등으로 취임 한 달 만에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18일 일제히 이번 파동과 관련해 류 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류 처장은 임명될 때부터 정파적 성향과 비전문성 때문에 부적격 지적이 많았는데 지금도 업무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대는 실정”이라며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문제가 터진 뒤에도 국내 계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실질적 모니터링도 하지 않고 ‘모니터링을 했다.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 국민이 식품 안전에 비상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책임져야 할 식품안전부처의 수장이 오히려 국회와 국민을 속이고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며 류 처장의 해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류 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류 처장은 아무 전문성 없이 대선캠프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로 임명됐다”며 “정권과 코드가 맞아 임명한 식약처장이 기본적인 사태파악도 못하고 거짓말하는 사이 여당은 전 정권 탓을 하며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거짓말과 무능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식약처장이 하루 빨리 물러나는 것이 국민건강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하며 “정부는 우왕좌왕하지 말고 신속·정확·정직한 대처로 살충제 계란 파동을 수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류처장) 본인이 감당할 수 없다면 빨리 그만두는게 그나마 국민 건강을 지켜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살충제 파문의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며 방어막을 쳤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국정공백 기간 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것을 두고 류 처장에 책임을 덧씌우며 즉각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계란 및 알 가공품 안전관리 대책’을 2015년 가을 마련했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시행을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살충제 달걀’ 파동은 임명된 지 한 달여가 지난 류 처장에게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며 “야권은 지난 정부가 잘못한 일부터 먼저 확인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류 처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서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머뭇거리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업무 파악이 안 되면 브리핑하지 말라”고 질타한 바 있다. 이후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된 먹거리 안전 문제를 과연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식품 안전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류 처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고 강조했지만 닷새 만에 살충제 성분이 전국 곳곳의 산란 농장에서 검출되면서 자질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야 3당은 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을 빚고 있는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준과 류 처장의 사퇴를 연계시킬 방침이다. 이 후보자를 인준하되 류 처장을 낙마시키는 시나리오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제2의 윤진숙 사태’가 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던 윤진숙 전 장관은 전문성 논란에다 관료 사회의 거부감 속에 전남 여수 유류 유출 사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취임 10개월 만에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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