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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에 대처하는 벵거 감독의 느긋한 자세


입력 2017.08.25 00:05 수정 2017.08.25 13:1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산체스 재계약 난항, 그럼에도 느긋한 자세

적지 않은 나이로 내년 시즌 후 몸값 떨어져

산체스를 대하는 벵거의 입장은 느긋하다. ⓒ 데일리안

이적시장 마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은 매물 중 최대어로 꼽히는 알렉시스 산체스(28)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4-15시즌 아스날에 입성한 산체스는 지난 세 시즌동안 ‘왕’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거너스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리그 24골 포함, 모든 대회를 통틀어 30골을 터뜨리며 EPL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기도 했다.

산체스와의 아스날의 계약은 내년 여름까지로 이번 12월 이내에 재계약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만약 재계약에 실패해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보스만 룰에 의거해 곧바로 타팀과의 자유계약(실제 이적은 시즌 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날이 지난 시즌 5위에 머물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물거품 되자 산체스 측은 재계약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 시절 스승이었던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높은 관심을 드러내며 산체스의 이적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스날 입장에서는 급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지켜보는 아르센 벵거 감독은 오히려 느긋한 입장이다.

사실 벵거 감독은 과거 애지중지했던 선수들을 뒤통수 맞듯 빼앗긴 사례가 너무도 많았다. 이번 산체스의 이적설 역시 지난날의 전철을 밟고 있지만 벵거의 대처는 전혀 다르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 벵거 감독이 놓아줄 수밖에 없었던 선수들의 대부분은 이제 막 기량이 만개한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산체스는 다르다. 어느덧 28세가 된 그는 피지컬 하락을 걱정해야할 나이다.

산체스 앞에 놓인 선택지는 3개로 △아스날과의 재계약, △한 시즌 더 머문 뒤 자유계약 자격 획득, △이번 여름 이적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벵거 감독 입장에서는 산체스가 1번을 고르기 바라겠지만 최근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벵거 감독은 지난 20일 스토크전에 앞서 “산체스 재계약에 대해 새로운 소식은 없다. 하지만 그는 팀을 떠나지 않으며 더군다나 이번 여름 이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적을 시키느니 내년 여름에 자유계약으로 풀어주겠다.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못 박았다. 감독의 말 한 마디에 다급해진 쪽은 산체스다.

특히 산체스는 이번 시즌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폼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거취를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시즌 전체 경기력에 지장 받을 수 있고, 칠레 대표팀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산체스가 가장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다.

이적을 하게 된다면 사실상 이번 여름이적시장이 마지막 기회인데 아스날 입장에서도 결코 손해가 아니다.

28세의 산체스는 여전히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제는 노쇠화를 걱정해야 하는 나이다. 특히 빠른 발과 날렵한 움직임 등 피지컬에 의존하는 성향의 선수이기 때문에 전성기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산체스에 설정된 몸값은 지금이 최고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침 맨시티가 산체스 영입을 위해 거액을 풀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이적시장 역사상 28세 이상 선수들의 몸값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절한 수준의 제의가 오면 아스날로서도 손해가 아니다. 이래저래 칼자루는 벵거 감독이 쥐고 있는 현상황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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