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잇단 변수에 금리인상 딜레마

이나영 기자

입력 2017.08.31 15:00  수정 2017.08.31 15:41

북한 리스크 등으로 기준금리 연 1.25%로 동결

연내 인상 가능성↓…단 연말 미국 금리 인상시 압력 거세질 듯

3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은행이 14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온 가운데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됐다. 금리인상으로의 방향은 틀었지만 한은의 고민은 깊어졌다.

지난 6월부터 뚜렷한 경기회복세를 전제로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내왔지만 북한 리스크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사드배치 관련 중국 보복조치 등에 따른 교역여건 악화 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다시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미국이 올 연말에 예고한대로 금리를 올린다면 한미 간 금리가 역전돼 한은의 금리인상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 열린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1.2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째 연속 동결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에서 윤면식 부총재가 새롭게 합류한 7인 금통위원 전원이 동결에 표를 행사하면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에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놨고 한 금통위원도 7월 금통위에서 “통화정책 완화적 기조를 재조명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하면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우세했다.

한은 성장률 전망치도 연 2.8%로 상향조정됐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전월대비 0.6% 증가하는 등 지표에서도 경기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때문에 8월 금통위에서 소수가 금리인상을 주장할 경우 빠르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달새 북학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과의 교역여건 악화 가능성이 등이 맞물리면서 상황은 급속도로 전환됐다.

지난 28일 국회 현안보고에서 한은 역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과 교역여건 악화 우려로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올해 성장률도 추경을 하더라도 2%대 후반으로,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사드 갈등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등 현 상황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당장 3% 달성이 어렵다는 단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0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연내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점도 영향을 줬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연준이 연말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한은의 금리인상 압박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외금리차가 역전돼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예전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데다 여전히 높은 가계부 증가율 등을 감안하면 연내에는 금리 동결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9월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부담요인이 존재한다”며 “이르면 내년 1분기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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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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