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논란, 13점차 뒤지면 못 뛰나요
13점차 뒤진 삼성 박해민 도루에 니퍼트 분노
니퍼트에 사과, 불문율에 대한 논란 커질 듯
‘13점차’로 뒤지고 있는 팀의 한 선수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비록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긴 했으나 경기 초반이었고, 구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끌려가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일단 한 점씩 따라 붙으면서 경기 후반을 도모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마운드 위의 선발 투수는 상대의 도루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13점차 뒤지고 있는 상황서 무관심 도루를 감행한 상대에 심기가 불편한 것처럼 보였다.
삼성의 도루자는 박해민이고, 선발 투수는 두산 니퍼트다.
이날 두산 타선은 대구에서 제대로 불이 붙었다. 1회 4점, 2회 10점을 뽑으면서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친 삼성을 상대로 2회까지 14-1로 앞서갔다.
문제의 상황은 3회 말에 발생했다. 선두타자 박해민이 1루 땅볼을 친 뒤 투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오재일의 토스를 받은 니퍼트가 미처 베이스를 밟지 못한 것.
이후 김성훈 타석 때 1루에 있던 박해민이 2루로 뛰었다. 두산 내야진의 견제를 받지 않았던 박해민이 손쉽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그러자 마운드에 있던 니퍼트가 2루에 있던 박해민을 노려봤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닝 교대 순간 3루 더그아웃을 바라보던 니퍼트는 기어코 수비를 나가던 박해민에게 사과까지 받아내고 말았다.
국내 프로야구계에서는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서 도루를 하는 상황을 불문율로 여기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이기고 있는 팀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추격자인 삼성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한 점씩 따라붙는 야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니퍼트가 화를 낸 것은 다소 이해할 수 없다. 주자 박해민 또한 실책으로 출루했기에 자책점이 올라가는 상황도 아니었다.
비록 초반부터 큰 점수 차이가 났지만 한 점이 절실한 것은 양 팀 모두에게 마찬가지였다. 두산도 14-0 앞선 2회말 배영섭의 홈런성 타구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14점차에서 무슨 비디오 판독이냐 생각할 수 있지만 두산 역시 경기 초반 한 점이라도 철저하게 다루겠다는 생각에 냉정하게 대처했다.
한 점이 소중했던 것은 두산 못지않게 삼성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작 한 점에 더 예민했던 것은 큰 점수차로 앞서고 있던 두산이었다. 이제 13점차로 뒤지고 있는 팀은 경기 초반일지라도 도루를 할 때 상대의 눈치를 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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