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류현진, PS 선발 가능할까

강호 워싱턴 상대 무실점에도 조기 강판

준수한 평균자책점에도 높은 피안타율 약점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 여부를 놓고 현지 언론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 연합뉴스

워싱턴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다저스)은 과연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까.

후반기 들어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류현진의 입지는 다소 모호하다. 미국 현지에서도 류현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8개.

류현진은 이날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3위이자 상대 선발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상대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며 시즌 6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지만 아쉽게 승리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씁쓸히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5회 말이 아쉬웠다. 이날 류현진은 4회까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2회 말 1사 1,2루 상황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위기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5회 말에만 볼넷을 2개나 내주며 투구수가 많아진 것이 화근이었다. 특히 9번 타자이자 투수인 스트라스버그와 트레이 터너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5회에 투아웃을 잡는 데만 3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한 개만 남겨놓은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만약 5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면 깔끔했겠지만 무실점 호투에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찝찝함을 남기게 됐다.

경쟁자인 우드(6이닝 무실점)와 힐(5이닝 1실점)은 모두 포스트시즌서 격돌한 가능성이 높은 워싱턴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됐기에 류현진으로서는 이날 경기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후반기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류현진은 커쇼 다음으로 좋다. ⓒ 연합뉴스

그래도 후반기 류현진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그렇지 후반기 9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수준급 피칭을 이어나가고 있다.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자인 리치 힐(5승 4패·3.50), 마에다 겐타(5승 2패·3.93), 알렉스 우드(5승 3패·4.07)와 비교해도 평균자책점에서는 가장 앞선다. 다만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1.32, 피안타율이 0.244로 다소 높은 점은 우려를 남기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 ‘오렌지 카운트 레지스터’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며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여기에 경쟁자들 역시 뛰어난 투구 내용으로 좀처럼 쉽게 자리를 내놓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최근 부진한 투구 내용을 거듭하고 있는 다르비슛 유는 사실상 2선발을 예약한 상태로 보이며, 우드 역시 정규시즌 성적이 워낙 뛰어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평균 연봉 1600만 달러의 리치 힐 역시 워싱턴을 상대로 10승에 성공하며 돈 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

반면 류현진은 지난 12일 등판이 밀리는 우여곡절 끝에 12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나마 이날 등판도 처음에는 마에다가 예정돼 있었다. 후반기 위력적인 피칭에도 일정한 등판 간격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팀 내 입지가 불안하다. 승리투수 요건을 끝내 갖추지 못한 워싱턴전이 두고두고 아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