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IP 사용해도 ‘흥행부진’ 게임 속출…IP 만능론 ‘흔들’
단기흥행 및 광고효과에 국한…장기흥행 성패는 ‘게임성’
단기흥행 및 광고효과에 국한...장기흥행 성패는 ‘게임성’
지난해 ‘포켓몬 고(GO)’ 돌풍 이후 다수의 게임사들이 유명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들을 쏟아낸 가운데 흥행 부진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면서 IP 만능론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에서의 유명 IP의 활용은 단기적인 흥행 및 주목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흥행의 성패는 결국 게임성에 달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나이언틱랩스의 모바일게임 포켓몬GO는 지난해 7월 출시직후 글로벌 사용자가 총 2850만명에 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길만한 요소가 부족하고 운영능력이 미흡하다는 불만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12월에는 사용자가 80%가량 급감한 500만명으로 나타났다.
창립 22년의 역사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IP를 보유하고 있는 넥슨은 지난해 말 스테디셀러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메이플스토리M'과 '던전앤파이터: 혼’ 등을 야심차게 출시했다.
이들 게임은 출시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매출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 3월 들어 게임은 하락세를 보였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또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초대형 히트작 ‘스타크래프트’의 리마스터 버전을 예고하면서 시장을 흥분시켰지만 출시직후 실제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외에도 유명 IP를 활용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의 ‘스타워즈:포스 아레나’, 네오위즈의 '노블레스 위드 네이버 웹툰‘, 카밤의 ‘마블 올스타배틀’ 등도 의미 있는 흥행을 거두지 못한 채 순위에서 밀려났다.
반면에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넥슨의 ‘액스’, 룽청의 ‘소녀전선’은 유명 IP 효과 없이도 흥행돌풍을 이끌어낸 사례로 꼽힌다. 사용자들에게 생소한 타이틀이라도 게임성을 갖추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게임빌의 야심작 ‘로열 블러드’,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 컴투스의 ‘버디크러시’ 등 IP가 활용되지 않은 작품들이 하반기 잇따른 출시를 예고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명 IP를 활용한 작품은 정식 출시 전 마케팅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게임의 흥행이 보장될 수는 없다”며 “게임 본연의 재미가 갖춰져야 IP가 가진 매력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는 게임들에 사용자들이 염증을 느끼는 단계에 다다랐다”며 “새로운 IP 확보 의지없이 획일화된 시리즈물을 계속 출시하면 업체의 경쟁력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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