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칠서' '팬레터'
팩션 공연 11월 나란히 개막 앞둬
때로는 극보다 역사가 훨씬 드라마틱하다.
바보 온달이 어여쁜 공주를 만나 훌륭한 장군이 되고, 부조리에 항거하여 서자들은 신분을 막론하고 난을 일으켰다. 또한 나라가 빼앗긴 아픈 시절에도 꿋꿋하게 칼보다 강한 펜을 들어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도 했다.
그런 아픔을 겪었기에 우리는 지금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게 해 준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바탕으로 만든 공연들이 11월에 쏟아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삼국시대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또 다른 이야기
고구려 평원황 시대, 바보온달이 후주국을 물리치고 장군이 되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 이야기'가 4년 만에 다시 대학로로 돌아온다.
'무대장치와 소품, 그리고 악기가 없다면 어떻게 공연을 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 이야기'는 우리에게 친숙한 전래동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바보온달'도 '평강공주'도 등장하지 않는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로 평강공주를 보필하던 시녀 '연이'의 이야기로, 배우들이 직접 모든 무대 배경을 아크로바틱(Acrobatic)으로 재현하고 악기와 음향효과까지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표현한다.
또한 2004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전국 각지를 비롯해 미국, 중국에 이어 런던, 에딘버러까지 이르며 200여 차례 공연들을 진행하며 큰 사랑을 받고, 창작 콘텐츠의 세계 진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오는 11월 3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홍길동전의 탄생 비화가 궁금해?
창작가무극 '칠서'는 광해군 5년에 일어난 '계축옥사'(1613년, 서얼들이 조선왕조에 조직적으로 저항한 최초의 움직임으로 '칠서지옥'이라고도 한다)를 소재로 한다.
17세기 조선은 임진왜란의 후유증 속에서 신분질서가 흔들리고 새로운 사회를 향한 갈망이 고조되었던 시기다.
광해군 시절 '칠서지옥'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임진왜란의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이 사라지지 않은 시대의 부조리에 항거한 서자들이 일으킨 난이며, 이는 '홍길동전'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칠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균이 쓴 것으로 알려진 최초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탄생비화를 더한 팩션 사극이다. 또한 뮤지컬 '칠서'는 서울예술단을 대표하는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를 통해 팩션 사극 제작 능력이 검증된 장성희 작가와 민찬홍 작곡가 콤비의 두 번째 작품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팩션 사극 '칠서'는 다음달 10일부터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혼란의 일제강점기. 글로 항거했던 경성 문인들
뮤지컬 '팬레터'는 자유를 억압하던 일제강점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상과 김유정, 그리고 문학을 사랑하고 열망했던 경성시대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모던 팩션(Faction)' 뮤지컬이다.
1930년대 경성, 당대 최고 문인들의 일화를 모티브로 하여 당시 문인들의 예술과 사랑을 그리며 그 시대 예술가들의 삶과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뮤지컬 '팬레터'는 창작 뮤지컬 공모 프로그램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의 최종 선정작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홍콩 영화계의 거장 '왕가위' 감독이 투자제작을 확정하며 화제를 모았으며, 1차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예매처 공연 통합 랭킹 1위를 달성하며 새로운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뮤지컬 '팬레터는' 오는 11월 10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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