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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국감]카젬 사장 "한국지엠 매각·철수 없나" 질의에 확답 피해


입력 2017.10.23 16:14 수정 2017.10.23 16:29        박영국 기자

"경영정상화, 지속가능 경영모델 구축에 최선" 답변만 반복

GM 본사 이전가격, 고금리 이자도 도마 위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러 차례 한국지엠의 매각을 통한 GM의 한국 철수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피해갔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카젬 사장에게 “군산공장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하고, 부평공장도 70~80% 수준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9월 초 한국지엠 사장으로 취임하며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경영위기 극복 방안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카젬 사장은 “한국지엠은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저는 대표이사로서 임원진과 모든 이해관계자와 협조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지속 가능한 경영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이 답변은 이어진 수 차례 질의에 거의 그대로 반복해서 사용됐다.

지 의원이 “한국지엠을 매각, 철수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카젬 사장은 “임원진 모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임 이후 지속 가능한 경영모델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확답을 피했다.

이에 지 의원이 “자꾸 답변을 피해가는데, 노력하다 안 되면 철수하겠다는 의미냐”고 재차 묻자 카젬 사장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같은 말만 반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지엠의 최대주주인 GM이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장기발전 기본합의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과 산은의 감사 시도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지 의원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게 “2010년 산업은행과 GM이 한국지엠(당시 지엠대우)에 대한 장기발전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해마다 이행 상황을 협의하기로 했는데 매년 협의하느냐”고 질의하자 이 회장은 “GM측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지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에게 올해 3월부터 산은과 2개월간 한국지엠 감사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했는데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경위를 물었다.

박 부대표는 “한국지엠에 자료를 요청하면 80%가량은 제출받지 못했고, 그나마 제출한 자료도 시간이 많이 늦었다”면서 자료제출 거부와 감사방해 등으로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 의원은 카젬 사장에게 경위를 물었고, 카젬 사장은 “해당 사안은 제가 부임하기 전인 2010~2017년의 일이라 잘 모른다”면서 “다만 제가 알기로 한국지엠은 주주간 협약 및 관련 법률에 따라 필요한 협조를 모두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GM은 산은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재무정보 제출을 재차 요구하자 카젬 사장은 “산은 요청에 대해 협약과 법률에 의거해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시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지상욱 의원은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이 94%로 다른 완성차 4사 평균(80%)에 비하면 너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걸 해결하려면 ‘이전가격’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요청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이전가격이란 해외에 있는 자회사와 원재료 또는 제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을 말한다. GM 본사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 한국지엠으로부터 완성차 및 부품 가격을 낮게 공급받아 한국지엠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는 취지에서 이전가격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카젬 사장은 “세부 내용은 잘 모르지만, 이전가격 정책은 글로벌 기업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정책”이라며 “우리가 책정하는 수출 가격은 시장의 경쟁적 여건과 상황에 맞춰 결정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지 의원은 그동안 GM 본사가 높은 금리로 이자를 받아가는 부분도 한국지엠의 경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출자전환하고 배당금을 받는 방식을 카젬 사장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카젬 사장은 “제가 그것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여신을 체결한 것은 비용을 낮추고,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들여오기 위한 목적”이라고 답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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