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성장세' 골프웨어 시장…패션업계 각축전 예고
골프웨어 시장, 2010년대 지속 성장…지난해 3조원 돌파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얻어 국내 론칭…마케팅 전략도 고심
국내 패션업계 침체가 길어지는 암울한 상황에서도 골프웨어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골프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거나, 골프웨어 마케팅 전략에 힘을 싣고 있어 앞으로 시장내 각축전까지 예상되고 있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연간 약 3000억원씩 꾸준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어 시장이 2014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국내 패션 시장도 연 1~2%의 저성장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나홀로 호황'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한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2007년 251만명이던 국내 골프 인구는 2014년 531만명, 지난해 619만명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골프 인구 증가에 따라 골프웨어에 대한 수요 역시 커질 것으로 보고 그에 따른 브랜드 전략에 나서고 있다.
K2코리아의 골프 브랜드 와이드앵글은 2014년 론칭 이후 2년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기준 172개 매장을 올해 안에 220개까지 늘리는 것과 매출액 1500억원 달성이 목표다. 내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시장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같은 시장성을 눈여겨 본 경쟁업체들도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다. 블랙야크는 지난 9월 일본 골프웨어 '힐크릭'의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힐크릭은 일본 도쿄와 오사카의 이세탄, 다이마루, 한큐 등 주요 백화점에서 입점해 있는 프리미엄 골프웨어다. 블랙야크는 내년 SS(봄·여름)시즌부터 7년간 국내 시장에 힐크림 제품을 생산·유통하게 된다.
이명호 블랙야크 기획본부 상무는 “아웃도어라는 개념이 산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확장해 다양한 활동에 적용되는 만큼 힐크릭 인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려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세아는 최근 자회사 S&A를 통해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톨비스트'를 공식 론칭했다. 톨비스트는 '풍뎅이'라는 뜻의 덴마크어로 '필드에서 풍뎅이처럼 열심히 공을 굴리며 즐기자'는 의미를 담았다. 타깃은 필드 위에서도 젊고 세련된 감각을 중시하는 30~40대다. 글로벌세아는 지난달 19일 '톨비스트 론칭쇼'를 열고 제품 및 향후 브랜드 전략을 소개했다.
전통 골프웨어 '잭니클라우스'와 '엘로드'를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FnC는 컨템포러리 퍼포먼스 골프웨어 '왁(WAAC)'을 지난해 추가 론칭했다. 왁은 엘로드의 제품 라인 중 하나였지만 단독 브랜드로 전환됐다.
20~40대 젊은 층에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업계는 세련된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 출시와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 겨울은 일명 '벤치파카'라고 불리는 롱다운 패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이에 발맞춘 골프웨어들이 줄줄이 출시됐다.
까스텔바쟉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부터 중년까지 두루 아우를 수 있도록 디자인을 다양하게 구성한 롱다운 패딩 4종을 선보였다.
김희범 까스텔바쟉 본부장은 “까스텔바쟉 롱다운은 격이 다른 디자인과 고급 소재로 겨울철에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을 즐기는 여성들을 위해 기획됐다"며 "까스텔바쟉 롱다운으로 세련되고 감각적인 골프룩, 데일리룩을 완성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왁'도 최근 남녀공용의 롱다운을 출시했다. 왁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은 스윙 시에 입는 것이 아니라 홀 이동 중에도 입거나 덮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한겨울에도 골프를 즐기는 열혈 골퍼에게 유용할 것이며, 캐주얼룩으로도 손상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골프 선수를 통한 마케팅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골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017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박성현 프로(24·KEB하나은행)을 후원하고 있고, 한세엠케이의 'LPGA 골프웨어'는 지난달 LPGA 현직 선수들을 공식 초청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LPGA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프로골퍼 제니퍼송은 LPGA 골프웨어의 2018 SS시즌 상품 제작에도 참여했다.
골프웨어는 침체된 업계에 수익성을 더해줄 효자상품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골프를 즐기는 젊은층이 늘면서 다양한 디자인에 대한 고객들의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며 "업계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골프웨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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