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보험복합점포 확대" 삼성-우리은행 아름다운 동행?


입력 2017.12.04 06:00 수정 2017.12.04 06:38        부광우 기자

은행지주사 소속 아닌 금융사와 보험사 간 복합점포 허용

삼성생명·화재 행보에 시선집중…우리은행과의 인연 부각

주주 된 후 스킨십 강화하던 한화생명도 가세할까 포인트

은행지주사만 운영할 수 있었던 보험복합점포가 모든 은행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국내 최대 생명·손해보험사임에도 그룹 내 은행이 없는 탓에 보험복합점포를 내지 못했던 두 보험사와, 거꾸로 4대 은행임에도 보험 계열사가 없어 제약을 받아 온 우리은행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서로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특히 과거부터 이들이 맺어온 끈끈한 관계가 이 같은 추측에 더욱 힘을 싣는다.ⓒ데일리안

은행지주사만 운영할 수 있었던 보험복합점포가 모든 은행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국내 최대 생명·손해보험사임에도 그룹 내 은행이 없는 탓에 보험복합점포를 내지 못했던 두 보험사와, 거꾸로 4대 은행임에도 보험 계열사가 없어 제약을 받아 온 우리은행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서로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특히 과거부터 이들이 맺어온 끈끈한 관계가 이 같은 추측에 더욱 힘을 싣는 가운데 민영화 과정에서 주주가 된 이후 우리은행과의 스킨십 강화에 나서고 있던 한화생명이 가세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2018년부터 은행지주사 소속이 아닌 금융사와 보험사 간 복합점포 운영이 허용된다. 이에 따라 은행·증권·보험형뿐 아니라 은행·보험형, 증권·보험형 등 여러 형태의 복합점포 개설이 가능해진다.

현행 제도에서는 은행지주사에 한해 보험복합점포를 열 수 있었다. 그 형태도 은행·증권·보험사가 모두 입점해야만 개설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재는 ▲KB금융지주 3곳 ▲신한금융지주 4곳 ▲하나금융지주 2곳 ▲농협금융지주 2곳 등 4개 금융지주만 총 10곳의 보험복합점포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보험복합점포 제도 완화에 따라 보험업계가 가장 주시하고 있는 곳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다.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에서 각각 압도적인 최대 사업자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그룹 내 은행이 없어 보험복합점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사업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들이 보험복합점포를 낸다면 기존보다 훨씬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이에 파트너로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삼성그룹 보험사들의 입장과 정반대로 우리은행은 보험 계열사가 없는 까닭에 보험복합점포를 열 수 없었다. 더욱이 삼성그룹과 우리은행이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차례 긴밀한 커넥션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협력에 나설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 4월 삼성페이를 출시하면서 우리은행과의 독점 계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7개 카드사와는 모두 제휴를 맺은 반면 은행권에서 만큼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다른 시중은행들을 제치고 우리은행과 손을 잡았다.

같은 해 4월에도 삼성그룹과 우리은행은 협업 모델을 선보이며 친밀함을 과시했다. 당시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은 은행·증권 복합점포 공동 운영을 포함해 예·적금과 펀드,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우리투자증권 매각 이후 다양한 금융상품을 팔 수 없었던 문제를 다소 해소하기도 했다.

삼성그룹과 우리은행의 인연은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그룹은 이때부터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정했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불법 차명 은행계좌 중 대부분은 우리은행에서 개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이 발견한 이 회장의 64개 은행 차명계좌 가운데 83%인 53개는 우리은행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삼성그룹 소속 보험사가 은행과의 복합점포를 만든다면 당연히 우리은행이 제일 유력할 것"이라며 "이들의 행보에 따라 다른 비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화재와 우리은행의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유독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인 보험사는 한화생명이다. 지난해 말 이뤄진 우리은행 민영화에서 한화생명은 4%의 지분을 확보하며 주주가 됐다.

이후 한화생명은 우리은행과 빠르게 파트너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양사 임직원 교류 프로모션을 진행함과 동시에 업무협약을 통해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을 활용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나서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우리은행이 삼성그룹 보험사와 손을 잡아 버리면 주주인 한화생명으로서는 머쓱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당장 보험복합점포 개설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복합점포 제도가 완화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점포 밖 영업은 금지돼 있어 실제로 보험사들이 적극 참여할 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현장 영업 조직에서 복합점포 활성화 시 일자리를 뺏길 것이란 우려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 설계사 조직을 가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쉽게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