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니퍼트 취업문, 로저 클레멘스 떠올린다면?


입력 2017.12.18 09:21 수정 2017.12.18 09:2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두산과 재계약 실패한 뒤 타 구단서도 외면

내년 시즌 중반 5강 경쟁팀에 알바 나설 수 있어

여전히 새 둥지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니퍼트. ⓒ 연합뉴스

두산과의 재계약에 실패한 ‘장수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36)의 취업문이 사실상 닫히는 모양새다.

니퍼트는 올 시즌을 끝으로 7년간 정들었던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이미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이별을 암시했던 그는 끝내 연봉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타 구단 입단을 물색해야할 처지가 됐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만은 않다. 니퍼트는 여전히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지만 내년이면 벌써 37세에 달하는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실제로 올 시즌에도 뚜렷한 노쇠화 현상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체력과 관련된 집중적인 관리를 받기도 했다.

현재 니퍼트가 갈 수 있는 팀은 외국인 투수 슬롯을 모두 채우지 않은 NC와 LG, 삼성, kt 등 모두 4개팀이다.

다만 이들 모두 니퍼트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NC와 삼성은 공식적으로 니퍼트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고 kt는 피어밴드와 짝을 이룰 2선발급 젊은 투수를 구하고 있다. 리빌딩이 한창인 LG의 경우 37세의 니퍼트를 영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미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니퍼트가 받아들 선택지는 독립리그 또는 마이너 계약 정도에 불과하다. 아시아에 머물 경우 일본프로야구는 사실상 받아줄 팀이 없으며 대만리그 정도가 진출을 타진해볼만하다.

잘 알려져 있듯 니퍼트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상황이다. 여기에 7년간 한국에 머물러 이곳 생활이 익숙하며 선수 본인 역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무엇보다 그는 KBO리그에 남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현실적인 대안은 훈련을 지속해나가며 내년 시즌 중반 합류하는 길이다. 이러한 예가 바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있었다.

지금은 금지약물 의혹으로 명예가 곤두박질쳤지만 현역 시절 역대 최고 수준 반열에 올랐던 ‘로켓’ 로저 클레멘스다.

복귀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클레멘스 역시 2006시즌 중반 40대 나이로 22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며 이른바 ‘알바’를 뛰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투수 역대 최고액(2800만 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2년 연속 ‘알바’로 투수 구인난에 허덕이는 팀에 손을 뻗었다.

물론 클레멘스의 경우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계획적 ‘꼼수’였다는데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니퍼트가 클레멘스의 사례를 참고할만한 이유는 내년 시즌 분명 그를 원하는 팀이 나오기 때문이다.

니퍼트의 아름다운 지난 7년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올 시즌 헥터, 피어밴드, 켈리처럼 특급 활약을 펼친 선수도 있지만 방출된 이들도 적지 않다. 만약 5강 싸움을 펼치는 팀에 외국인 투수 공백이 발생한다면 니퍼트라는 검증된 투수가 합류하는 것만큼 좋은 대안도 없다.

지금은 비록 갈 곳 없는 처지가 됐지만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기량만 꾸준하게 이어간다면 내년 시즌 니퍼트를 불러주는 팀이 나올 게 분명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