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신뢰 회복"…다시 태어나는 MBC 뉴스
주중 '뉴스데스크' 박성호·손정은 앵커
주말은 김수진…"신뢰 회복" 한 목소리
주중 '뉴스데스크' 박성호·손정은 앵커
주말은 김수진…"신뢰 회복" 한 목소리
MBC 뉴스가 다시 태어난다.
그간 시청자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진 MBC 뉴스는 최근 최승호 신임 사장 체제로 바뀌면서 뉴스를 재정비했다.
일단, MBC의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가 26일 오후 8시에 다시 돌아온다. '뉴스데스크'는 평일 앵커 박성호, 손정은, 주말 앵커 김수진 등과 함께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평일 '뉴스데스크'를 맡은 박성호 앵커는 1995년 입사 후 보도국에서 정치부, 기획취재부 차장, '뉴스투데이' 앵커 등을 거쳤으며, 2012년 파업 당시 해고된 후 5년 6개월 만에 복직, 다시 '뉴스데스크'를 책임지게 됐다.
함께 평일 '뉴스데스크'를 책임질 손정은 앵커는 2006년 아나운서로 MBC에 입사했다. 이후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뉴스투데이' 앵커로 시청자들을 만나왔지만, 2012년 파업 이후 비제작부서로 발령받아 5년간 방송하지 못했다.
두 앵커는 2012년 파업 전까지 MBC의 아침을 열었던 '뉴스투데이' 앵커를 함께 맡아 왔다. 이번에 다시 5년 만에 평일 '뉴스데스크' 앵커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21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앵커는 "5년 만에 뉴스를 하게 됐고, 복직하자마자 중요한 자리를 맡게 됐다"며 "뉴스는 선택과 집중으로 보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포맷보다는 내용에서 달라진 자세를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26일 '뉴스데스크'에서는 갑작스러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점진적이지만, 또 확실하게 변할 듯하다. 타 방송사에서 다루지 않을 이슈를 하나씩 다루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단장하는 '뉴스데스크'는 '시민에게 응답하는, 시민과 소통하는 뉴스'를 지향한다.
박 앵커는 "'MBC 뉴스는 안 봐도 된다'라는 얘기가 가장 안타까웠다"며 "타 방송사의 경쟁보다는 MBC 뉴스의 신뢰 회복에 더 신경 쓰고, 백화점식 보도는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탄핵 정국 등과 관련해 부끄러운 뉴스가 정말 많다"며 "나 스스로 부끄러웠다. MBC 내부에서 일어난 문제를 제어하지 못했던 점에서 그렇다"고 했다.
뉴스의 변화에 대해선 "MBC의 반성과 앞으로의 각오, 사전에 준비한 기획을 선보이겠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손 앵커는 "지난 5년 동안 MBC 뉴스는 잘 보지 않고, '뉴스룸'을 자주 봤다"며 "세월호와 관련된 MBC의 뉴스는 보기 힘들었고, 가장 마음이 아팠다.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 타 방송사 뉴스를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내 역할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앵커로 나선 손 앵커는 "스튜디오에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너무 어색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이 MBC 뉴스를 지켜보고 있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말 '뉴스데스크'를 단독 진행할 김수진 앵커는 2001년 MBC에 보도국 기자로 입사했으며 '뉴스데스크' 앵커, '뉴스24' 앵커 등을 거쳤다. 지난 2012년 '뉴스24' 앵커직을 내려놓고 파업에 참여한 이후 취재현장에서 배제됐다가 이번에 보도국으로 복귀했다.
MBC는 뉴스를 '뉴스데스크'가 아닌 'MBC 뉴스'로 선보이고 있다. 26일에야 '뉴스데스크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김 앵커는 "시청자 분들이 MBC 뉴스에 실망했고, 그동안 MBC가 저지른 잘못을 사죄한다는 의미로 MBC '뉴스데스크'라는 타이틀로 감히 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단독 앵커로 나선 김 앵커는 "주중은 취재기자로, 주말엔 뉴스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김주하 앵커 이후 제가 단독 앵커로 나서게 됐는데 너무 부담된다. 취재 현장에 있으면서 JTBC나 타 방송사 뉴스가 MBC보다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MBC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밝혔다.
김 앵커 역시 "6년 가까이 보도국을 떠나 있으면서 기자가 아닌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 뉴스를 보며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소외된 사회적 약자, 어려운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MBC 뉴스를 만들겠다"고 얘기했다.
김 앵커는 또 "MBC 기자들이 저력이 있다"며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른 시일 내에 회복이 될 거라 믿는다. 취재기자로 일할 때는 시청률이 신경 쓰지 않았는데 앵커를 맡아 보니 시청률이 신경 쓰이더라.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계속 낸다면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아침 뉴스 '뉴스투데이'는 박경추, 임현주 앵커가 맡는다.
임 앵커는 "'뉴스투데이'를 2년 전 진행하면서 어떤 자부심도 느끼지 못했고, 마냥 힘들었다"며 "다시 태어난 MBC 뉴스에서 앵커를 맡게 돼 감사하다.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JTBC '뉴스룸'을 보면서 참고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박 앵커는 "지난 5년간 가장 안타까웠던 건 MBC 뉴스가 보기 싫었던 점"이라며 "나 역시 다른 방송사의 뉴스를 봤다. 너무 싫은 뉴스가 됐다는 게 가장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MBC가 정상적인 걸음을 뗄 수 있었던 건 많은 사람의 도움 덕"이라며 "우리를 지지해 준 힘과 정성을 생각하면 잘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준비 기간이 짧아 걱정되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슴에 담고 있었던 아픔이 좋은 뉴스로 나타날 것"이라며 "그동안 못했던 뉴스를 보도하겠다.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고 기본에 충실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찾아서 과거의 오명을 씻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