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감독, 동성 영화인 성폭행…영화인상 수상 박탈

여성영화인모임이 동성 감독을 성폭행한 여성 감독 A씨의 수상을 박탈했다.ⓒ데일리안 DB

여성영화인모임이 동성 감독을 성폭행한 여성 감독 A씨의 수상을 박탈했다.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은 5일 오후 공식 SNS를 통해 "지난 여성영화인축제에서 부문상을 수상한 A씨의 수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영화인모임은 A씨의 사건에 대해 2월 2일에서야 제보를 통해 인지하게 됐다. 이에 이사회를 소집했고, 이사회는 이 사건이 여성영화인모임의 설립목적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A씨의 수상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여성영화인모임은 여성영화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성평등 구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인 B 감독이 지난 1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B 감독은 '2015년 봄 동료이자 동기인 여자 감독 A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B 감독의 주장에 따르면 A 감독은 그해 술 취해 정신을 잃은 B 감독에게 유사성행위를 해 준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12월 A 감독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B 감독은 "재판 기간 동안 가해자는 본인이 만든 영화와 관련한 홍보 활동 및 GV, 각종 대외 행사, 영화제 등에 모두 참석했다. 가해자의 행보는 내게 놀라움을 넘어 종에 대한 씁쓸함마저 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 기간 내내 진심 어린 반성 대신 나를 레즈비언으로 몰고 나의 작품을 성적 호기심으로 연관시키고 내 남자친구와 관계를 위장한 관계처럼 몰아가기 바쁜 가해자를 보며 명성이나 위신 때문에 그 쉬운 사과 한마디 못하는 인간을 한때 친한 언니라고 친구라고 불렀던 내가 밉기도 했다"고 전했다.

A 감독은 2016년 말 내놓은 작품으로 평단의 호평 속에 지난해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