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예술단, 만경봉호에서 내리지 않은 이유…한류 경계?
南 보수단체, 태극기 흔들고 인공기 소각 시위
김정은 '음악통치' 선봉장 예술단, 한류문화 경계?
南 보수단체, 태극기 흔들고 인공기 소각 시위
김정은 '음악통치' 선봉장 예술단, 한류문화 경계?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 인원이 만경봉-92호를 통해 동해 묵호항에 들어왔다. 이들은 방남 첫날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
이들을 태운 여객선 만경봉 92호는 6일 오후 5시께 우리 해양경찰 경비함의 호위를 받으며 묵호항에 도착했다. 이날 보수단체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소각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시민 수백명이 한반도기를 흔드는 모습과 대비됐다. 이날 만경봉호에 탑승한 북측 인사들은 갑판에 나와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북한 예술단은 당초 경의선 육로로 방남해 숙소인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측이 숙식의 편리를 위해 만경봉호를 이용한다고 통보했다.
이들은 방남 첫날 일정으로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로 이동해 악기를 점검하고 리허설을 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여독을 풀기 위해 배에서 하룻밤 머문 것으로 전해진다.
방남 첫날 외부에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으면서 우리 정부가 준비한 환영행사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묵호항에는 해양수산부와 통일부, 관세청 등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이들을 맞을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측이 묵호항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반북 시위에 반발한 차원으로 관측된다. 이날 보수단체들은 배가 묵호항에 들어오자 애국가를 부르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웠다. 또 '남한에선 개도 고깃국을 먹는다'는 적힌 팻말을 들고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또 김정은 정권의 '음악 통치' 선봉장인 북한 예술단이 남측 문화를 보고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접촉을 최대한 제한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북한에서 선전하는 남측의 실상과 실제 우리의 모습의 차이부터 북한에도 퍼져있는 한류 문화를 접할 시 심적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북측 예술단은 8일 강릉 공연까지 배에서 숙식을 해결한 뒤, 공연을 마치고 서울 워커힐 호텔로 이동할 전망이다.
북측 예술단은 방남 이튿날인 7일 오전에서야 만경봉호에서 하선해 강릉아트센터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늘 악기와 무대 등을 점검하고 리허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파견된 삼지연관현악단은 오케스트라 80여명과 가수·무용수 등 60명으로 구성됐으며, 평창 공연을 위해 북한이 특별 조직한 악단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연은 2월 8일 강릉아트센터와 2월 11일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리며, 이들을 태우고 온 만경봉 92호는 8일 강릉공연 일정이 끝나면 북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