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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개막 D-1, ‘평창 외교’ 3대 관전 포인트


입력 2018.02.08 05:00 수정 2018.02.08 08:43        이슬기 기자

뉴스메이커 이방카·백두혈통 김여정, ‘역대급’ 방한

북미 대화 물꼬 계기 관심…靑 “조심스럽게 타진 중”

뉴스메이커 이방카·백두혈통 김여정, ‘역대급’ 방한
북미 대화 물꼬 계기 관심…靑 “조심스럽게 타진 중”


김여정 북한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왼쪽)과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연합뉴스

‘외교 무대’ 평창 동계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 정상의 참석 여부만 놓고 보면 다소 비중이 떨어지지만, 한국을 방문하는 인물들의 면면에서는 역대급 흥행작이다.

무엇보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의 폐막식 참석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 충분하다. 세계 최고의 ‘뉴스 메이커’이자 ‘미디어의 연인’으로 불리는 이방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라는 배경 외에도 화려한 이력과 외모, 튀는 언행으로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보내는 올림픽 대표단 면면에는 강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중 억류돼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를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보내는 것도 이 연장선에 있다. 대북 강경론을 쏟아내는 펜스 부통령이 방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녀 중 가장 총애하는 이방카를 대표단에 포함시킨 것은 자칫 북한과의 대결구도로만 점철될 수 있는 분위기를 정돈하고, 전통적인 올림픽의 정신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의미라는 게 미국 현지 언론의 주된 분석이다.

남한 땅 처음 밟는 ‘백두혈통’ 김여정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이번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단원에 포함됐다. 특히 ‘백두혈통’의 첫 번째 방남이라는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김일성 국가주석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북한 김 씨 일가의 직계가족이 남한 땅을 처음 밟는 것이다.

특히 김여정은 남북관계와 핵 정책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도 있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과 단독 접촉이 성사될 경우, 남북관계 및 북핵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듣고 오빠인 김 위원장에게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우리 측 정보 당국은 김여정이 지난해까지 선전선동부에서 김 위원장이 참여하는 행사를 손수 챙겨왔으며, 최근에는 인사 및 정책과 관련한 사항을 김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혼자 오실 때보다 훨씬 더 비중 있는 역할을 갖고 올 것이고, 우리와 대화를 나눌 때도 훨씬 더 무게감 있는 이야기가 오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비핵화 의제에 대해선 “이제 첫발을 떼는 건데, 비핵화 문제는 가장 끝에 놓인 문제 아니겠느냐”며 “첫 만남부터 그런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마닐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오찬을 마친 뒤 동아시아정상회담(EAS) 회담장 앞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단에게 아시아 순방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대화 성사될까…靑 역할 시험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평창올림픽이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9일 예정된 개막식 직전 정상급 리셉션 등에서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김여정 등이 참석하는 만큼, 북·미 간 어떤 방식으로 외교전을 펼칠지 주목된다.

미국 측의 공식입장은 단호하다. 올림픽 기간 동안 북한 대표단과 동선 자체를 겹치지 않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펜스 부통령 역시 “북한 대표단과의 교류에 관해 어떤 만남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기회가 닿을 때마다 북한 정권의 억압적인 실상을 지적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최근 중남미 순방 중 북미 대화 전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후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대화를 믿는다고 말해 왔다”며 “나는 어떤 만남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연일 점쳐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펜스 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미 행정부 관료들이 북미 간 교류를 부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양국 고위 관료 간의 상호작용이 진행 중이라는 일부 단서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최국으로서 북미대화 성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문제는 양국 당사자가 있는 문제라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도 “당사자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타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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