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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서은수 "욕 먹고 깨져도 지수 사랑했죠"


입력 2018.03.25 09:18 수정 2018.03.25 09:18        부수정 기자

KBS2 '황금빛 내 인생'서 지수 역

"다양한 색깔 내는 배우 되고파"

KBS2 '황금빛 내 인생'을 마친 서은수는 "지수를 정말 사랑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KBS2 '황금빛 내 인생'서 지수 역
"다양한 색깔 내는 배우 되고파"


"힘들 때마다 혜선 언니가 전화해줬어요. 울컥했죠. 전 언니를 무한 사랑합니다."

KBS2 '황금빛 내 인생'을 마치 서은수(24)는 극 중 언니 지안 역의 신혜선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자신을 '울보'라고 한 그는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신혜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근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은수는 서지안(신혜선)의 동생 서지수 역을 맡았다. 출생의 비밀을 안은 지안, 지수는 친한 자매였지만 오해로 멀어진다. 이 과정에서 지수가 이기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드라마가 지안이 위주로 흘렀던 터라, 지수의 마음을 좀처럼 헤아리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수 역의 서은수는 데뷔 3년 차 신인이다. 지수는 이 신인에겐 버거운 역할이다. 그래도 서은수는 해냈다.

20일 서울 삼성동에서 포상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서은수를 만났다. 그는 "'황금빛 내 인생'은 정말 간절하게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며 "특별했던 작품이 끝나고 나니 우울하다"고 털어놨다.

배우는 지수 역을 꼭 따내고 싶었던 배역이라고 했다. 오디션을 거쳐 힘들게 얻은 역할이란다. "지수는 저와 같은 막내딸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제빵을 하면서 하는 모습이 자유로워 보였어요. 제 조카의 이름이 지안이거든요. 극 중 지안 언니 이름과 같아서 운명이라고 느꼈어요. 오디션 보면서 이 작품을 하면 참 행복하겠다 싶었어요. 작가님, 감독님께서 지수의 해맑고 깨끗한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고 했답니다."

KBS2 '황금빛 내 인생'을 마친 서은수는 "차기작은 신중하게 고르고 싶다"고 전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드라마 인기 비결에 대해선 "전개가 정말 빨랐고, 예상을 뒤엎는 스토리가 재밌었다"며 "대본에 감정신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주말극인 터라 다양한 연령대 팬들도 생겼다. 서은수는 "어르신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초등학생 팬들도 생겼다"며 "내겐 축복"이라고 미소 지었다.

지수를 연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간에 큰 변곡점을 맞은 지수는 시청자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배우는 지수를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애썼다. "다들 지안이를 응원할 때 단 한 사람이라도 지수의 마음을 알았으면 했어요. 간절하게 연기했는데, 지수의 이기적인 부분을 욕하는 분들이 많았죠. 지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이기적인 아이가 맞아요.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내 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나중엔 응원하는 분들이 생겼죠."

마냥 밝았던 지수가 하루아침에 출생의 비밀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가장 큰 숙제였다. 그는 "깨지기도 하고, 욕도 많이 먹으면서 한계를 느꼈다"며 "스스로 부족한 점을 알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혜선 언니와 주변 사람들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지수는 선우혁(이태환)을 짝사랑했다. 20대 후반까지 연애 한 번 못 해본 그녀에게 혁이는 첫사랑이었다. "가족과 빵밖에 모르고 살던 지수에게 사랑이 나타난 거죠. 용기 내서 사랑을 쟁취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습니다. 지수는 재벌가에 들어가서도 자기 할 말을 다 하는 당당한 여자라서 더 멋있었죠."

실제 좋아하는 이성에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그는 "혁이와 로맨스가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쁘다"며 "이태환은 연기할 때 항상 맞춰주는 배려심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 이태환과 사귀냐고 묻자 "그런 얘길 많이 들었는데 이태환과는 그냥 친구"라며 "극 중 호흡이 좋다는 얘기로 받아들이겠다"고 웃었다.

많은 배우와 호흡한 그는 "아빠 역인 천호진 선생님을 보면 눈물이 났다"며 "현장에 에너지가 넘쳐 늘 유쾌했다. 다시 못 만날 것 같은 현장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극 중 지수는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에 서 있었다"며 "몸도 마음도 건강한 상태에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 꿈을 찾아가자는 게 이 드라마의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도 알았어요. 옆에 있을 때 잘해야겠다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KBS2 '황금빛 내 인생'을 마친 서은수는 "이번 작품은 내게 참 특별했던 작품이었다"고 털어놨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아무리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큰일을 마친 자기 자신에게 위로도 필요하다. "그 누구보다 지수를 사랑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수를 잃지 않았어요. 전 지수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지수를 위로하고, 지수 위주로 생각했죠. 지수를 잃지 않은 저를 조금이라도 격려하고 싶어요."

서은수는 2016년 피로회복제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질투의 화신'(2016), '낭만닥터 김사부'(2016~2017), '듀얼'(2017)에 잇따라 출연했다. 데뷔 3년 차에 주말극 주연을 꿰차며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무용을 하다 연기로 전향했다. 그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입학했다. 현재 3학년 1학기까지 마쳤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며 "배우들을 동경하며 꿈을 키워왔다. 직접 현장에서 연기를 해보니 모든 배우들이 위대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온갖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자리를 지키는 선배들을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데뷔 후 쉬지 않고 달린 서은수는 "연기 욕심이 점점 커진다"면서 "내 부족함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혀서 이번 작품을 끝내고 쉬고 싶었는데 막상 끝나니깐 우울하더라. 끊임없이 일하고 싶고, 욕 먹더라도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기작과 관련해선 "지수를 너무 사랑해서 지금은 지수를 떠나보내기 싫다"며 "차기작은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할 계획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서은수가 아닌 캐릭터로 불렸으면 합니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어요."

누구보다 지수에 대한 애착이 큰 그에게 지수를 보내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지수로 산 배우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듯한 말을 조곤조곤 얘기했다. "지수야, 마음고생 많았다. 이제 네가 행복한 길을 찾았으니 꽃길만 걷길 바라."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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