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중국이 미국산 철강과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G2(주요 2개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달러(약 54조원) 가량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을 두고 지난 1930년 미국 스무트-할리 관세법 이후 가장 극적인 무역제재라고 전했다.
과거 스무트-할리 관세법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들은 경제위축을 겪고, 이는 대공황의 장기화를 초래한 바 있다.
미국이 이처럼 강력한 통상 공세에 나선 것은 대중국 무역적자를 개선하고 21세기 정보기술(IT) 생명선의 통제권을 쥐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중국 상무부는 23일 미국산 신선·건조 과일, 와인, 강관 등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를, 돈육, 재활용 알루미늄 등 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과 대상의 수입 규모는 30억달러로, 미국의 500억 달러에 비해 6%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진영의 핵심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적 영향 이상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양국과 교역이 많지만 무역전쟁을 말릴 힘도 없고 피할 방법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간재는 철강, 자동차 부품, 화학 원료 등 완성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부품이나 반제품 등을 의미한다.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많은 양의 중간재를 수입하는데, 미국의 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한국산 중간재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중국산 정보기술(IT)과 전자 제품을 타깃으로 한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우리의 대중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또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에서 일시적으로 빠졌지만,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엔 문제가 심각해진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 24.8%, 미국 12.0%, EU 9.4% 등을 차지하는데 이 국가들이 서로 무역장벽을 세우게 되면 우리 기업들은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말릴 힘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어느 한쪽 편을 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며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체제를 통해 국제규범과 자유무역 원칙 등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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