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정의당 공동교섭단체 이상기류…의석수 확답 vs 헤게모니 전략

박지원 도지사 출마설에 20석 확보 초비상

1명이라도 이탈하면 교섭단체 조건 못채워

박지원 도지사 출마설에 20석 확보 초비상
1명이라도 이탈하면 교섭단체 조건 못채워
시험대 오른 조배숙 대표 “논의 필요하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놓고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정의당 이정미(왼쪽) 대표와 조배숙 평화당 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놓고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의당은 평화당을 향해 의석 14석을 유지하겠다는 확답을 재차 요구했다. 원내교섭단체 성립에 필요한 최소 20석 유지를 위해 단 1명의 의원도 이탈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평화당은 정의당의 요구를 ‘공동교섭단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봤다. 정의당이 교섭단체의 원내대표와 단체명의 앞자리 확보를 위한 헤게모니 강화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정의당 “주도권 싸움이라니…교섭단체 안될 판에”

정의당 최석 수석대변인은 28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우리 정의당은 당초 평화당에서 공동교섭단체를 제안했을 때 양당 중 한 명이라도 이탈할 경우 단체 형성이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그때 평화당은 손금주, 이용호 의원 확보를 얘기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결론적으로 이제 와서 손금주, 이용호 의원을 못 데려온다 하고, 심지어 박지원 의원이 도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며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당내 전국위원들에게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얘기를 들어가면서도 어렵게 설득해 (공동교섭단체를) 추진을 해나가고 있다”며 “평화당이 14석에 대해 확답을 해달라는 요구다. 원내대표를 누구로 할지 여부나 단체 명칭은 그 다음 문제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평화당이 여전히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그는 “담보를 못할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결정은 공동교섭단체를 지방선거가 끝나고 하자는 것 밖에 없다”며 “교섭단체를 형성해 놓고 한 분이라도 이탈할 경우 우리당은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했다.

이정미 의원은 앞서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국민들이나 우리 지지자들한테 참 면목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담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한 원내대표 회동에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평화당, 이용호·손금주 이탈 치명적

평화당은 정의당 주장에 의견이 분분하다. 정의당이 교섭단체 주도권을 잡기위한 전략이라는 주장이 강하다. 또 실제 의석 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평화당 한 관계자는 “정의당은 지금 공동교섭단체 원내대표와 당 명칭으로 논의 중인 ‘평화와 정의’, ‘정의와 평화’ 중 ‘정의’ 단어를 앞에 두려고 하고 있다”며 “상징성이 강한 두 가지 사항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정의당의 주장에 난감해 한다. 조 대표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의석수를 담보해 달라는 정의당에 주장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조금 유동적인 상황이다. 차분하게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호, 손금주 의원의 불투명한 합류와 박지원 의원 출마설이 실제 공동교섭단체 성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박지원 의원을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교섭단체 성립 여부가 조 대표의 시험대라는 뜻이다.

정의당은 31일 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위한 최종 협의사항을 설명하는 자리다. 양당이 공동교섭단체 성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적 마지노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