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의 묘수] 불황도 삼킨 삼양식품…주역은 '불닭브랜드'
불닭소스 인기에 힘입어 불닭 브랜드만 9가지 라인업
연이은 히크상품에 수출 호조·경영실적 개선
깜짝 열풍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매운 소스를 이용한 삼양식품의 불닭브랜드가 라면 시장에 불어닥친 불황을 무색케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 육성을 위해 모디슈머(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귀 기울이며 제품 개발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라면 외에도 불닭 소스를 활용한 다양한 식품을 선보이며 가정간편식(HMR) 시장에도 뛰어들었다.'불닭브랜드'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2012년 4월 출시 이후 2017년까지 불닭브랜드 총 판매 개수는 대략 10억 1000만개 수준으로 지난해만 4억4000만개가 판매됐다.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585억원, 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6%, 71.4% 신장했다. 이중 불닭브랜드의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은 각각 750억원, 1800억원 정도로 매출액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수출액 비중도 2014년 7.1%에서 2015년 10.6%로 증가했다. 2016년에는 25.9%로 늘었고, 2017년에는 43.9%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수출액 증가의 주역은 단연 불닭브랜드다.
삼양식품은 제품 출시 이후에도 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한 모니터링으로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파악, 이에 착안한 제품 개발에도 주력했다. 이에 현재까지 불닭 소스를 이용한 제품만 '불닭볶음면'(2012년), '불닭볶음탕면(2016년)', '커리불닭볶음면(2016년)', '쿨불닭비빔면(2017년)' 등 9가지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말 선보인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후 일평균 45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1월 기준 불닭시리즈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은 한정판매기간인 3월까지 월 평균 1200만개가 판매되며 불닭브랜드 히트상품으로 주목받았다.
후속제품인 '짜장불닭볶음면' 역시 반응이 뜨겁다. 짜장불닭볶음면은 출시 당일 시범라인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불닭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첫 번째 식품인 '불닭맛후랑크'도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열풍이 장기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라면시장에서 신규제품 2개가 연속으로 히트했다는 것은 불닭 브랜드가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과 확장 가능성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류영향으로 아시아는 물론 북미, 유럽에서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해외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식 매운맛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삼양식품은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은 불닭브랜드로 해외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재 불닭볶음면의 수출 비중은 대략 중국이 50%, 동남아시아가 35% 등인데 삼양식품은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의 맛을 좋아해 고추장, 김치 등의 맛과 접목한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타브랜드 제품의 수출을 늘리는 한편 해외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제품(해외전용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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