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지는 임대시장...건설사 새 먹거리 ‘주택임대관리’
신규분양시장 침체‧SOC 예산축소 등 위축된 건설업계 ‘단비 사업’ 떠올라
오를 만큼 오른 부동산 가격…매각차익보단 건물운영 통한 현금창출 중요
정부 주도로 임대주택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임대관리업’이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규분양시장 침체와 SOC 예산 축소로 위축된 건설업계에 단비 같은 존재가 돼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공급보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사업 특성상 대형사보다는 중견사들이 적극적인 분위기다.
주택임대관리업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공실 관리, 건물 유지‧보수 등 임대와 관련된 모든 일을 대신 도맡아 해주는 사업이다.
일본은 현재 전문적인 형태로 주택임대관리업이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월세가 활성화 돼있는 일본에서는 1965년에서 1980년대 초반 아파트 위주에서 맨션 형태의 임대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주택임대관리업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임대주택 과잉공급과 부동산 버블 붕괴 후 공실이 대량 발생하자 지금 형태의 전문적인 주택임대관리업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주택임대관리업이 등장해 현재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신규분양시장 침체와 SOC 예산 삭감 등으로 골머리를 앓던 건설사들에겐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견 업체들은 자회사를 만들고, 대형사의 경우 관련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관련 전문 업체들이 생겨나는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는 코오롱글로벌, 롯데자산개발, 대우건설, 라이프테크, 신영에셋, KD Living, 우리레오PMC 등이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하우스비전, 리베토 등 자회사를 설립해 주택임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새롭게 론칭한 주택임대 서비스 ‘커먼라이프’는 지주들의 자산 기획 단계부터 임대, 운영, 시설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도맡는다.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72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건축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또 경기도 공공임대주택사업인 따복하우스 사업도 병행 중이다.
코오롱하우스비전 관계자는 “지주들의 경우 지금까지는 건물을 지을 때 본인이 모든 일을 담당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어서, 돈을 주고 누군가에게 이 일을 맡긴다는 거 자체를 생소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땅이나 건물의 매매가가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매각 차익보다는 건물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 즉 부동산이 아닌 콘텐츠가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본 못지않게 우리나라도 예상 이상으로 빈집이 많은 추세이기 때문에 향후 주택임대 분야에서 고려해야하는 게 빈집 문제다”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인구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 정부의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 등에 따른 빈집 리스크뿐만 아니라 향후 거품 빠진 집값에 따른 월세 시장 확대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빈집은 현재까진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일본처럼 개인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것”이라며 “주택임대관리업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며, 규모면에서 봤을 때 대형사보다는 중견사에 유리한 사업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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