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감원장 "금융권 성차별 채용 충격…경영진단평가 통해 들여다볼 것"

정현백 여가부장관, 김기식 원장 면담서 "여성계 경악…특정 은행 문제 아닐 것"

김 원장 "금융권 전반 실태조사 실시…금감원이 할 수 있는 최대한 협조하겠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채용비리에서 드러난 남녀 고용차별 문제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5일 밝혔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금감원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과의 면담에서 하나은행 남녀차별 채용에 대한 실태조사에 대한 정 장관의 요청과 관련해 "감독당국으로써 협조할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금융권 전반에 대한 고용 실태조사 의지를 밝혔다.

정현백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채용비리에서 드러나듯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입직 상태부터 발생하거나 점수를 조작하는 부분에 대해 여성계는 거의 경악하고 좌절감을 느낀 상태"라며 "비단 이들 은행 뿐 아니라 금융기관 채용비리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실태 조사 실시와 지도 감독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김기식 원장은 이에대해 "사실 취임 전 하나은행 조사결과를 보고받으면서 가장 충격 받은 것이 남성과 여성 간 채용비율 정해놓고, 더군다나 은행권이나 금융권에서 이런 채용이 일어날까 하는 것이었다"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안이고 정말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그러나 "사실 금감원으로서는 개별 사안이 아니면 이런 문제를 제재할 수 있는 감독규정이 미비하다"며 "장관님이 관계부처와 함께 협의해 추진해주시면 저희 역시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협조해 조사가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안이)저희 소관은 아니나 금융권을 상대로 경영진단평가를 실시한다"며 "평가에 이번 사안을 반드시 포함해 금융권이 고용에 있어서 젠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 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금융권 채용과정에서 서류전형부터 최종합격자까지 채용단계별 성별을 공개해 줄 것과 성평등 직장문화 캠페인, 여성에 대한 금융교육 확대 및 금융접근권 제고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