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마감 10여일 앞두고 목표 대비 41.8%에 그쳐
올해 15톤 생산과잉 예측대로면 또다시 쌀값 폭락 우려
신청마감 10여일 앞두고 목표 대비 41.8%에 그쳐
올해 15톤 생산과잉 예측대로면 또다시 쌀값 폭락 우려
쌀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쌀 생산조정제 시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생산조정제(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시행을 위한 농가 참여 신청기한을 한차례 연기하면서까지 신청을 받고 있지만 목표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책 시행의 타이밍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자조와 뾰족한 유인책이 없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쌀 생산조정제는 쌀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쌀을 경작하던 농지에 벼를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에 정부가 보조금을 한시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벼와 타작물 재배소득을 감안해 ㏊당 평균 340만원이 지원된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6일 기준 쌀 생산조정제 신청 실적은 2만923㏊로, 올해 농식품부가 목표로 한 5만㏊의 41.8%에 그쳤다.
최종 신청마감이 오는 20일로, 10일가량 남았지만 정작 참여할 농가들은 외면하고 있어 정책 추진이 위기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조정 사업 참여를 통해 벼 대신 생산된 콩은 정부가 전량 수매하는 한편 수매 단가도 인상하기로 하는 등 보완대책을 내놓은 상태지만 참여도는 지지부진하다.
이 같이 농가의 저조한 참여율은 최근 상승한 쌀값으로 인해 기대심리가 커진 것이 주요인으로 등장했다.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만약 쌀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정부가 농민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시장격리를 통해 쌀 가격을 유지해줄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 작물로 전환 했을 때 판로확보와 수익보장이 안되고 지원마저 2년에 불과해 농가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운 사항이며, 타 작물의 재배기술과 기계화 등의 부족한 지원도 참여 부족 요인으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실행 시기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았고, 농가에 어필할 수 있는 참여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농식품부는 쌀 생산조정제를 쌀값이 폭락한 시기였던 지난해부터 추진하려 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시행이 좌절돼 골든타임을 놓쳤고, 쌀 재고량 관리비보다 쌀 생산조정제에 드는 비용이 더 적다는 입장을 내세워 올해 들어서야 쌀 생산조정제 본격 실시의 명분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 부터 농민들이 제기한 쌀 값 폭락 여론에 밀려 농식품부가 쌀값 인상에 올인한 결과 쌀값은 다소 올랐지만 정작 근본해결책으로 제시됐던 쌀 생산조정제 시행에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는 비합리한 상황이 초래된 것으로, 정부가 관련정책의 실책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결국 쌀 생산조정제 실적이 목표치에 훨씬 못 미치면서 작황에 따라 또다시 쌀이 수요보다 초과 공급되면 지난해 어렵게 회복된 쌀값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쌀 생산조정제를 통한 벼 재배면적 감소 규모가 당초 목표(5만㏊)의 50% 수준인 2만5000㏊에 그칠 경우 15만 톤의 초과 공급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시장에 공급되는 쌀 물량은 전년보다 약 26만 톤(8.6%) 증가하게 돼, 과다물량에 따른 산지 불안감 등으로 수확기 가격 하락이 예상되며, 수확기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돼 비수확기 쌀값이 전년 수확기 때보다 더 떨어지는 역계절진폭 현상 발생도 우려된다는 전망이다.
때문에 농식품부는 신청마감일까지 지자체와 농협 등 관계기관, 쌀전업농 등과 협력해 농가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2주간 더 치열하게 현재의 수급상황이나 수확기 쌀 값 정보, 다른 작물 수익성 등을 최대한 홍보하고, 현실적으로 소규모 농가의 생산조정제 참여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전업농의 참여 확산과 농가법인 위주의 10㏊내외 규모의 단지화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공급과잉에 따른 쌀값 하락은 변동직불금 및 정부양곡 매입과 관리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농가들이 쌀값 인상 또는 보전에만 취해있지 말고 근본적인 생산 감축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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