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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허리 휘는데…목 좋은 상가 몸값은 더 뛰고


입력 2018.04.19 06:00 수정 2018.04.19 06:08        이정윤 기자

창업보다 많은 폐업, 불꺼진 상가 증가, LTI 적용 등 ‘자영업 경기 위축’

수익성 좋은 알짜입지 상가 분양가 ‘고공행진’…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대부분이 공실 상태인 한 세종시에 위치한 상가 전경. ⓒ권이상 기자


겹겹이 쌓인 악재로 자영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소비심리 저하와 인건비 상승 등에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태다. 특히 높은 폐업률과 함께 상가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반대로 목이 좋은 입지의 임대료는 계속 오르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앞으로 더욱 극대화 될 전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19일 상가정보연구소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 분석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 전국 8대 업종의 폐업률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창업률 2.1%를 앞지른 수준으로, 새로 생겨나는 업소보다 사라지는 업소가 더 많다는 뜻이다.

문을 닫는 업소가 늘어나자 불 꺼진 상가도 함께 많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임대시장동향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9.7%, 소규모상가는 4.4%로 나타났다. 연초대비 각각 0.2%포인트, 0.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또 서울지역 공실률은 중대형상가는 7.0%, 소규모상가는 3.3%로 연초에 비해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늘어났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창업률이 폐업률보다 앞서는 업종은 없었다”며 “인구고령화, 취업난 등의 여파로 많은 이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경쟁 심화, 관광객 감소,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의 악재로 자영업 경기가 심각하게 위축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더구나 지난달 26일부터 적용되는 대출규제 ‘소득대비대출비율(LTI)’로 자영업자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LTI는 자영업자가 모든 금융권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사업대출을 합친 부채를 영업이익에 근로소득 등을 합산한 총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은 1억원을 초과해 돈을 빌리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LTI 값을 산출해 대출심사에 참고해야 한다. 이렇게 돈줄이 막힌 자영업자들은 사업이 부진할 경우 대출로 연명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 가운데 상업용부동산 시장도 주택시장처럼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상권이 좋은 상가 임대료는 더욱 치솟는 분위기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공급된 상가들의 평균분양가는 3.3㎡당 3306만원으로 지난 2001년 1분기 통계 수집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수한 입지로 꼽히는 서울 논현이나 마곡 등에서 총 7개 단지가 3.3㎡당 평균 4385만원에 공급되면서 전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승은 결국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자영업 경기 위축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DB개발팀 선임연구원은 “상권이 부실한 입지는 공실이 점점 늘어나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알짜입지는 분양가가 상승하는 등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분양가 상승은 결국 임대료 상승을 견인하기 때문에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목 좋은 우량 상가들의 임대료 또한 이전보다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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