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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그가 아니면 불가능 '악천후 속 전설' 남겼다


입력 2018.05.13 08:16 수정 2018.05.13 11:11        이한철 기자

폭우도 막을 수 없었던 '가왕' 조용필 음악 열정

4만 5000여 팬들도 끝까지 자리 지키며 '떼창' 장관

폭우도 막을 수 없었던 '가왕' 조용필 음악 열정
4만 5000여 팬들도 끝까지 자리 지키며 '떼창' 장관

'가왕' 조용필이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데뷔 50주년 콘서트를 열었다.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 되리. 내가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가왕' 조용필(68)의 대표곡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의 한 소절이다. 조용필 콘서트 현장에서 목격한 조용필은 그야말로 꺾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 그 자체였다.

1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용필 50주년 기념 투어-땡스 투 유(Thanks to you)' 서울 공연은 또 하나의 전설이 됐다. 세찬 비바람과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 탓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50년 관록의 조용필과 그의 팬들의 열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4만 5000여 팬들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화려한 조명이 객석을 비출 때마다 더 거세지는 빗줄기는 오히려 환상적이었다.

조용필은 깜짝 신곡 '땡스 투 유'로 50주년 전국투어의 서막을 알렸다.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이날 공연은 50주년 기념 공연답게 평소와 다른 선곡과 구성이 눈길을 끌었다. 깜짝 공개된 EDM 장르의 신곡 '땡스 투 유(Thanks to you)'로 막을 연 공연은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화려했다.

좌우로 넓게 퍼져 나가는 영상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연장을 빈틈없이 채웠다. 300m 이상 떨어진 3층 객석에서도 마치 IMAX 영화관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이어 그간 조용필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여행을 떠나요'로 조용필 음악 여행의 출발을 알렸다.

조용필은 "음악이 좋아 취미로 시작한 음악을 평생 하게 됐다"며 지난 50년을 돌아본 뒤 "여러분이 있어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위대한탄생, 이터널리, 미지의세계 등 3대 팬클럽을 언급하며 "팬클럽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해줘 너무 감사하다"고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용필의 주옥같은 히트곡이 이어지자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조용필도 팬들도 가요계의 전설로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Q' '어제 오늘 그리고' '헬로' '친구여' '바운스'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지자 공연장은 떼창으로 물들었다. 모든 곡이 마치 피날레처럼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평소 말없이 쉴 새 없이 노래하던 조용필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중간중간 농담을 건네며 팬들과 더 가까이서 호흡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콘서트에서 제 노래를 다 부르려면 3일이 걸려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고려 중이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빙 스테이지는 이날 공연에서도 빛을 발했다. 무대는 잔디석 끝까지 이동해 팬들과 더 가까이 다가왔고,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피날레 무대에만 쏟아붓던 불꽃은 첫 곡부터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터지며 50주년을 자축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조용필 팬클럽이 내건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비처럼 젖어들었습니다. 햇살처럼 스며들었습니다. 내 삶에 깃든 당신의 음악으로 50년이 행복했습니다.'

팬들도 조용필 못지않게 위대하게 느껴져 또 한 번 감동이 전해졌다. 그들은 조용필과 함께 전설로 영원히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용필 콘서트에는 동방신기 최강창민을 비롯해 이선희, 알리, 윤도현 등 후배 가수들도 대거 참석했다.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한편, 이날 공연에는 후배 가수들도 대거 찾아 존경심을 드러냈다. 아이돌그룹 세븐틴이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이선희, 이승기, 알리, 윤도현, 동방신기 최강창민, 트랙스 김정모 등 후배 가수들과 배우 안성기, 이서진 등이 객석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조용필은 공연 도중 객석에 있는 후배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특히 "평양 공연에 함께 했던 후배들도 왔다"면서 "(윤)도현아 아직 있니?"라고 고마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공연 후 최강창민은 "윤호형은 촬영 가서 아쉽지만 '가왕'이라는 단어 하나면 다 설명이 되는 경이로운 공연이였다. 정모 형이랑 나오면서 둘 다 할 말을 잃었다"며 조용필 콘서트 관람 소감을 전했다.

서울 공연을 무사히 마친 조용필은 오는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다음달 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9일 의정부 종합운동장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이어간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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