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세대의 월드컵 저주, 벨기에라면?
90년대 프랑스와 네덜란드, 2000년대 포르투갈
우승 전력이었음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프랑스와 황금세대로 불리는 벨기에가 결승 길목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두 팀은 11일 오전 3시(한국시각),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전을 벌인다.
특히 벨기에는 에덴 아자르, 케빈 데 브라위너, 로멜루 루카쿠 등 쟁쟁한 선수들을 보유,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벨기에 이전에도 황금세대로 불린 팀들이 존재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경우가 상당했다.
1990년대 초반 프랑스 황금세대
- 주요 멤버 : 에릭 칸토나, 장 피에르 파팽, 다비 지놀라
- 결과 : 1990년, 1994년 월드컵 예선 탈락, 유로 1992 조별리그 탈락
프랑스 축구는 유로 1984 우승과 1986년 월드컵 3위를 이끈 미셸 플라티니가 은퇴하자 유로 1988에서 예선 탈락하는 큰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비관적 전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에릭 칸토나를 비롯해 장 피에르 파팽, 그리고 그라운드의 마술사로 불린 다비 지놀라 등이 껍질을 깨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프랑스는 이들 황금세대를 앞세워 우승 전력이라고까지 평가받았지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서 탈락하고 말았다.
전력을 추스르고 4년 뒤 다시 월드컵에 도전한 프랑스는 불가리아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그 유명한 지놀라의 크로스 실수가 나왔고 역전패하며 탈락했다.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다수 보유했지만 이 시기는 프랑스 축구의 저주받은 세대로 불리고 있다.
1990년 후반 네덜란드 황금세대
- 주요 멤버 : 데니스 베르캄프,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에드가 다비즈, 필립 코쿠, 마크 오베르마스
- 결과 : 1994 월드컵 8강, 1998 월드컵 4강
네덜란드는 오렌지 삼총사(루드 굴리트, 마르코 반 바스텐, 프랑크 레이카르트)를 앞세워 유로 1988 우승을 차지한 뒤 90년대 들어 수많은 유망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선수들의 면면을 놓고 봤을 때 우승을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을 구성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우승과는 끝내 인연이 닿지 않았다. 특히 우승 적기로 평가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코쿠와 데부어가 믿기지 않는 실축을 저지르며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2000년대 초반 포르투갈 황금세대
- 주요 멤버 :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누누 고메스, 세르지우 콘세이상, 파울레타
- 결과 : 2002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유로 2000 3위
포르투갈은 60년대를 호령한 에우제비우 시대가 저문 뒤 긴 침체기에 빠져있었다. 이후 1989년과 1991년 청소년 월드컵을 잇달아 제패한 황금세대가 등장했고 유로 2000에서 3위에 오르며 높은 기대를 받았다.
황금세대가 전성기에 접어든 2002 한일월드컵 예선에서는 전 대회 4강팀이었던 네덜란드를 탈락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포르투갈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특히 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송종국에 가로 막힌 피구는 그야말로 존재감이 없었고, 급기야 박지성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탈락하고 말았다.
결실 맺은 황금세대
물론 우승으로 결실을 맺은 황금세대들도 존재한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은 저주받은 세대의 종지부를 찍으며 자국에서 열린 1998년 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년 뒤 유로 2000까지 접수하며 황금기를 보냈다.
스페인도 빼놓을 수 없다. 혁명과도 같았던 ‘티키타카’ 전술을 앞세운 스페인은 2010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08, 2012까지 메이저 대회 3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벨기에의 황금세대는 과연 어떤 길을 걷게 될지 프랑스와의 4강전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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