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하반기에도 믿을건 TV·가전뿐
올 상반기 전체 매출 60%...영업이익 오히려 많아
하반기도 성장성·수익성 모두 책임...리스크 줄여야
올 상반기 전체 매출 60%...영업이익 오히려 많아
하반기도 성장성·수익성 모두 책임...리스크 줄여야
LG전자가 올 하반기에도 TV와 가전의 활약을 기대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둘의 활약으로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스마트폰 등 타 사업의 부진으로 기울어진 의존적 구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LG전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회사 실적은 매출 30조1424억원과 영업이익 1조8788억 원이다. 상반기 매출이 3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같은 호 실적은 TV와 생활가전의 활약 덕분이었다. 생활가전이 주축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가 매출 10조1820억원과 영업이익 1조103억원으로 매출 10조-영업이익 1조를 책임졌다.
TV가 주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같은기간 매출 7조9400억원과 영업이익 9843억원을 기록하며 가전과 쌍두 마차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2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이어가며 상반기 12.4%의 영업이익률로 수익성 개선의 일등공신이 됐다.
양 사업본부의 실적을 합하면 매출은 18조1220억원, 영업이익은 1조9946억원이다. 매출의 회사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영업이익은 100%를 넘어 다른 사업부의 적자를 감내해야 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빛나는 성과를 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나치게 의존적인 구조여서 마냥 웃을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TV·가전 활약 전망...의존도 높아질 듯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실적 구조에 큰 변화가 일기 어렵다는 데 있다. TV와 가전은 올 하반기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활가전은 국내에서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 신성장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유럽·중남미·아시아 등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도 미국 내 판매나 수익성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의 빅 3 가전에 가려져 있던 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3인방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LG전자는 이 날 오후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 신성장 가전들이 회사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며 "하반기부터는 해외 로도 이들 신가전 제품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TV시장은 중남미·중동·아프리카 지역의 경기 침체로 상반기 대비 수요 약세가 예상되고 있지만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경쟁력 향상으로 수익구조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2인치 등 대형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패널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패널 가격이 세트(완제품)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어서 수익성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 등 하이엔드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부 영향 요인인 환율이 안정되면 제값 받기와 제품 믹스 구조 고도화 등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 불투명...전장부품 흑전 지연
하지만 다른 사업들의 개선은 하반기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국내외 모두 정체기에 접어든 상태여서 하반기 신제품 출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이 주력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가 수익성 중심의 전략과 원가구조 개선을 통한 가격 경쟁력 회복을 내세우고 있지만 매출 증대와 이익 개선이 쉽지 않다.
이에대해 회사측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못한데다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강조하면서 100달러 이하 저가 시장에서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에는 보다 공격적으로 물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전장부품도 다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전장부품(VC)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8728억원과 영업손실 325억원을 기록하며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연내 달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분기 매출 1조 달성과 흑자전환 시점은 이미 내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프로젝트 수주 어려움과 반도체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커지면서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현재 상황으로 보면 전장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의 분기 매출 1조원 달성은 내년 초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흑자전환 시기도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올 상반기 호 성적에도 불구하고 TV와 가전이 계속 좋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스마트폰 등 다른 사업에서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실적 리스크는 계속 유지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치열한 TV와 가전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이같은 호조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경쟁이 계속 심화되고 있는데다 보호무역주의 파고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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