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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윤석 "또 형사? 이런 형사 없었다"


입력 2018.10.02 09:27 수정 2018.10.04 09:56        이한철 기자

영화 '암수살인' 속 김형민, 꿈꿔온 형사 콜롬보

"조금 다른 형사의 모습 찾아가는 계기 되길"

배우 김윤석이 영화 '암수살인'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 쇼박스

"폭력 없이 범인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카리스마 아닐까요."

배우 김윤석은 영화 '암수살인'에서 자신이 맡은 김형민 캐릭터에 깊은 애정을 표했다. 김윤석이 꿈꿔왔던 예의를 지키면서도 강력한 힘을 겸비한 캐릭터, 김형민이 바로 그랬기 때문이다.

이미 영화 '추격자', '극비수사', '거북이 달린다' 등에서 형사 역을 여러 번 맡은 김윤석이지만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김형민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어릴 때 제일 좋아했던 프로그램이 형사 콜롬보였어요. 형사 콜롬보는 트렌치코트 한 벌만 입고 다니는데 멋지게 총을 쏘거나 추격전을 펼치지 않아요. 잘생기지도 않았고 키도 작고 나이도 많죠."

하지만 형사 콜롬보가 주로 잡아들인 범인은 고위 공직자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김윤석은 "육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형사 콜롬보가 가장 믿음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나오는 범죄물들은 형사 캐릭터를 만들 때 좀 더 다른 면들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김윤석은 '암수살인' 속 형사의 모습은 기존 영화와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 쇼박스

3일 개봉을 앞둔 '암수살인'은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다.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에게 추가 살인을 자백하자 김형민이 수사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윤석은 영화 촬영장에서 김형민 형사의 실제 모델을 마주친 적이 있다. "과묵하고 수줍음도 많으시더군요. 실명까지 공개됐던데 이 영화로 인해 혹시 너무 관심을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실까 걱정된다"며 애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을 실제 인물과 동일시하는 것은 경계했다. 김윤석은 "김형민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그건 영화 속에 나오는 모습이지 실제 그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저는 잘 알지 못 하는 분이니까"라고 강조했다.

김윤석은 김형민 형사에 대해 "유연하지만 안에 단단한 심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가장 김형민 캐릭터에 가까운 인물로 장준환 감독을 꼽았다.

김윤석은 "(장준환 감독은) 겉으로는 예의를 지키지만 안에 냉철하고 강력한 뭔가를 갖고 있다. 그러니 '지구를 지켜라' 같은 영화를 만들지 않았겠나"라며 웃었다.

'암수살인'은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말한다. 범인이 이미 수감된 상황은 보통의 상업 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김태균 감독이 5년 동안 '암수살인'을 붙들고 살았어요. 툭 치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줄줄 외울 정도였죠."

그만큼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특히 취조실 장면이 6번이나 등장하는데,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영화가 자칫 지루하게 흘러갈 수도 있었다. 김윤석은 "감독님이 이 신에 에너지 반 이상을 썼다고 보면 된다"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강조했다.

김윤석은 함께 연기한 주지훈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쇼박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후배 주지훈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주지훈은 구속된 살인범 강태오를 맡아 김윤석과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김윤석은 앞선 작품에서 자신에게 느꼈던 카리스마를 주지훈에게 찾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윤석은 "강태오 같은 캐릭터는 배우들이 가장 탐내면서도 부담스러워하는 배역이다. 관객들은 굉장히 인상적인 악역 캐릭터를 많이 봤기 때문"이라며 '다크나이트' 조커, '추격자'의 지영민, '타짜'의 아귀 등을 나열했다.

주지훈에겐 바로 그러한 캐릭터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김윤석은 "기다려주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밖에 없었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하지만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라며 자신감이 넘쳤다.

"짙은 커피 향처럼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바쁘게 살다 보니 놓친 것이 있네' 하고 다시 주변을 돌이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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