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시즌 맞은 재계 총수들 "나 떨고 있니?"
열흘 앞으로 다가온 국감...긴장감 속 증인 채택 방지에 총력
열흘 앞으로 다가온 국감...긴장감 속 증인 채택 방지에 총력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계가 긴장감 속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국감의 단골 손님이 된 재계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들의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주말에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가 오는 10일부터 29일까지 국감을 진행할 계획으로 그룹 총수와 기업인들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대거 채택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무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등 총 17개 상임위원는 국감 진행을 앞두고 조만간 증인과 참고인 신청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확정한 상임위원회에서는 아직 주요 그룹 총수나 CEO의 이름이 오르지 않은 상태다.
정무위에서는 강한구 현대중공업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박현종 BHC 회장, 심성훈 케이뱅크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 등이, 환노위에서는 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 이운규 애경산업 대표, 조윤성 GS리테일 대표, 하언태 현대자동차 부사장(이상 가나다순) 등을 기업인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 주요 총수들은 아직 채택되지 않았지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국토위원회 등에서 채택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농수산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달 28일 최근 3차 남북정삼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재계 총수들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또 국토위에서는 오너 일가의 갑질논란과 기내식 대란 사태를 일으킨 한진과 금호를 이번 국감에서 정조준 하고 있어 증인 채택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올해에도 오너 일가 갑질과 공장 사고, 남북 경협 등 기업 관련 이슈들이 많았다는 점에 긴장감 속에 국감 증인·참고인 채택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정무위가 공기업 사장 등 공공분야 인사들을 중심으로 증인과 참고인을 채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감을 이유로 회사일로 바쁜 민간기업 총수와 CEO들을 불러다가 호통 치는 것을 두고 국회의원들의 갑질로 인식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국회도 이에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도 바쁜 총수들을 불러다 놓고 몇 마다 듣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분위기가 있기는 하다"며 "호통 국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정책 국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여야간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증인 채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끝까지 긴장의 끈은 놓치 않는 분위기다.
각 기업들은 대관업무팀을 중심으로 각자 총수 및 CEO들의 국회 출석을 방지하기 위해 연휴와 주말에도 분주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상임위 소속 의원들에게 회사의 현안과 상황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감 시즌만 되면 벌어지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라며 "총수나 CEO의 출석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로서는 막판까지도 분주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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