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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황의조·석현준…벤투 감독 행복한 고민


입력 2018.10.13 12:16 수정 2018.10.13 12:16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남미 강호 우루과이 상대로 역사상 첫 승

서로 다른 유형의 두 공격수, 집념은 동일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인 황의조.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벤투호의 최전방 주전 원톱을 놓고 다투는 황의조와 석현준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격침시키는데 앞장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5위)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FIFA 랭킹 5위)와 평가전에서 황의조, 정우영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벤투호는 출범 이후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 행진을 내달렸고, 지긋지긋했던 우루과이 징크스(역대 전적 1무 6패)를 깨뜨리는데 성공했다.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의 최대 관심사는 주전 원톱에 맞춰져 있었다.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벤투 감독의 특성상 주전은 단 한 명만 뛸 수 있고, 벤투호 2기에는 황의조와 석현준이 이름을 올리면서 두 명의 경쟁이 불가피했다. 두 공격수 모두 각기 다른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벤투 감독의 첫 번째 선택은 황의조였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4명의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하며 질식 압박과 빠른 수비 전환을 통해 실점하지 않으려는 실리축구를 선보였다. 전반전에 한국은 이러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허리에서 최전방으로 향하는 양질의 패스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은 탓이다.

분명히 황의조는 쉴 새 없이 수비 뒷 공간과 측면으로 침투하며 공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였다. 침투 타이밍에 맞는 패스만 이어졌다면 제법 좋은 기회를 많이 엮어낼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전반 초반 페널티지역 좁은 공간에서 우루과이 수비수 여러 명의 틈바구니에서 볼을 지켜내는 등 경기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후반에는 더더욱 황의조의 위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후반 4분 역습 상황에서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무게중심을 잃은 상태에서도 집념의 슈팅을 시도하며 우루과이 수비를 위협했다.

팽팽한 0의 행진은 황의조가 스스로 끊어냈다. 후반 20분 손흥민과 남태희를 거쳐 간 패스가 황의조에게 전달될 때 코아테스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이어 손흥민의 페널티킥 슛이 무슬레라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나오자 황의조는 재빨리 침투해 오른발로 마무리 지었다. 골을 넣기 위한 투지와 본능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벤투 감독은 선제골을 넣은 황의조를 빼고 석현준을 투입했다. 두 공격수의 스타일은 다르면서도 묘하게 닮았다. 석현준도 황의조 못지않게 의욕적이었고, 절실함으로 승부했다. 수비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매우 적극적이었으며, 몸을 사리지 않았다. 석현준은 황의조가 갖고 있지 않은 파워와 높이를 보유했다.

석현준의 투지는 결승골로 직결됐다. 후반 34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석현준이 헤더 슈팅으로 연결한 공이 카바니 발에 맞는 행운으로 정우영의 득점으로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황의조와 석현준 두 명의 공격수가 출전 시간을 분배하며 만들어낸 승리였다.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했지만 A매치 통산 1득점에 그칠 만큼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9월 A매치 2경기에서도 침묵했던 황의조다. 이에 반해 석현준은 한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2016년 10월을 마지막으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벤투호 2기 선발은 지동원의 부상에 의한 대체 발탁이었다.

황의조는 3년 만에 A매치 골을 신고하며 이날 경기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그리고 석현준은 약 2년 만에 대표팀에 소집돼 모처럼 그라운드를 누볐다. 황의조와 석현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눈물을 흘린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새롭게 출범한 벤투호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각각의 스타일과 장점이 뚜렷해 벤투 감독은 입맛에 맞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황의조와 석현준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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