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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 선임…꼭 지금이어야 했나


입력 2018.10.21 07:22 수정 2018.10.21 13:5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kt 이강철 두산 수석코치와 3년 계약

포스트시즌 한창 시기에 감 이른 발표

이강철 두산 수석코치의 신분은 '떠날 사람'이다. ⓒ 연합뉴스

올 시즌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kt 위즈가 이강철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다.

kt 구단은 20일 이강철 두산 수석코치를 3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계약금 포함 총액 12억 원의 계약이다.

광주제일고와 동국대를 졸업한 이강철 신임 감독은 KBO리그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로 통한다. 1989년 해태(현 KIA)에 입단해 왕조 탄생에 크게 일조했고 이 감독 본인도 10년 연속 10승 및 100탈삼진, 1996년 한국시리즈 MVP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05년 은퇴 이후에는 KIA 2군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KIA 1군 투수코치와 넥센 수석코치를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두산 2군 감독을 맡은 이 감독은 올해 수석코치로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유태열 kt 사장은 이강철 감독 선임 배경으로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며, “다년간 검증된 지도력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체질 개선과 승리 의지를 고취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야구팬들은 이번 kt의 발표가 너무 성급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와 넥센의 포스트시즌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가을 야구에 집중될 시기에 ‘나 몰라라’식 발표가 이뤄진 셈이다.

특히 이강철 신임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코앞에 둔 두산의 코칭스태프다. 상대가 누가 될지, 자팀의 전력에 이상이 없는지 면밀히 관찰할 시기에 ‘떠날 사람’이 되어 버린 게 이강철 감독의 현주소다.

이에 대한 학습 효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두산의 수석 코치를 맡았던 한용덕 감독을 선임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발표 시기는 한국시리즈가 모두 끝난 뒤였다. 자칫 한국시리즈는 물론 두산 구단의 팀 분위기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반면, kt의 결정은 ‘조기 발표’였다.

이강철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kt 구단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신임 감독은 “현재 팀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있어 감독 수락과 발표 시기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두산 김태형 감독님과 사장, 단장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라며 “현 시점에서 발표하는 것이 팀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한국시리즈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데, 두 구단이 공감을 이뤘다”며 더욱 아리송한 답을 내놓았다.

올 시즌은 유독 팀 개편 작업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SK는 정규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힐만 감독과의 재계약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가을 야구와 무관한 팀들은 아예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더욱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날에는 롯데의 양상문 감독, LG 차명석 단장 선임 발표가 있었고, 삼성과 NC, KIA 등도 코칭스태프, 선수 방출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냉혹한 프로 세계에도 엄연한 상도의가 있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kt의 이번 이강철 감독의 이른 선임 발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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