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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수혈 현대상선,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박차


입력 2018.10.24 11:44 수정 2018.10.24 15:49        조인영 기자

선박 건조·항만 투자·환경 규제 대응 등 시설투자에만 8500억원

전문가들 "정부 의존 않고 조속한 적자경영 탈피" 주문

컨테이너선ⓒ현대상선
정부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수혈받아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한 현대상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사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3일 시설자금 3400억원과 운영자금 600억원 조달을 목적으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또 시설자금 5100억원과 운영자금 900억원 조달을 위해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키로 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1조원 전액을 인수할 방침이다.

이중 시설자금이 전체의 85%에 해당하는 8500억원으로, 대부분이 선대 건조비용, 부산항 신항 4부두 지분 매입 등 사업 확장에 쓰일 예정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1만5000TEU~2만3000TEU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에 발주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활용한 운임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현대상선 역시 '규모의 경제'를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 이들 대형 선박 건조금액은 약 3조원으로 이 중 10%인 3000억원을 조선사에 지급해야 한다.

항만 투자는 고정비를 낮추고 환적 물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현대부산신항만 지분 확보를 위해 지난 5월 PSA와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다음달까지 본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으로, PSA와는 지분을 각각 50%씩 나눠 갖게 된다.

부산항에 전용터미널을 확보하게 되면 향후 하역요율을 낮추고 환적 물량은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분 자금으로는 약 2000억원이 조달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환경 규제 대응 역시 필수적이다. 오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SOx) 감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해운사들은 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선박에 장착하거나 저유황유를 써야 한다. 스크러버의 경우 많게는 80억원으로, 상당한 시설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저유황유 역시 현재 선사들이 쓰고 있는 고유황유 보다 1.5배 가량 비싸기 때문에 고정비 확대는 불가피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운영자금 확보와 자본구조개선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했다"며 "이번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적기 확보를 통한 사업 안정성과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인 경영정상화 노력을 통해 한국해운의 글로벌 위상을 조속히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속적인 적자경영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 속 경영난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수 년간 영업적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 해운업계 전문가는 "운임 등 고정비를 낮추면서도 네트워크를 확충해 나가는 것이 해운사가 할 역할"이라며 "정부 도움에 안주하지 않고 자력으로 일어서는 것이 현재 현대상선의 과제" 라고 강조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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