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쉰 곰들, 두산 베어스 맞나
예상 밖으로 SK에 3-7 완패...득점권 침묵
20여일 휴식 탓? 경기 감각 떨어진 순간들 많아
너무 오래 쉰 탓일까. KBO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답지 않았다.
두산은 4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7 완패했다. 9회까지 잔루 12개를 기록할 정도로 주자를 모으고도 대량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직행팀에 ‘경기 감각’은 늘 받는 숙제다. 하지만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두산은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두산 김태형 감독도 “경기 감각에 대한 문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야수들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정수빈-최주환 맹타로 역전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역시 두산”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1회초 선발 린드블럼이 불의의 투런 홈런을 맞긴 했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고 타선도 불이 붙으며 어렵지 않게 3회말 최주환 적시타로 1-2 따라잡더니 5회말에는 만루 찬스에서 다시 최주환의 적시타로 3-2 역전했다.
여기까지였다. 6회초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박정권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고, 7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장원준의 폭투로 추가 1실점하며 3-5로 끌려갔다.
7회말에는 무사 만루 찬스에서 오재일 헛스윙 삼진, 김재호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주저앉았다. 두산은 9회초 1루수 오재일의 수비 실책까지 나오면서 4점차로 패했다. 탄탄하다는 두산의 수비마저 무너지면서 반격의 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3-4로 뒤진 6회말 공격 상황을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너무 급했다. 허경민이 번트에 실패했고. 오재원도 도루하다 아웃됐다. 너무 급했던 것 같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2018 정규시즌 압도적인 승률로 1위를 차지한 두산은 넥센과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벌인 SK에 크게 앞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날은 무기력했다. 20여일 넘게 쉰 것이 독이 된 것으로 보일 정도로 두산답지 않았다.
SK 마운드가 무려 9볼넷을 허용하는 등 16명이 베이스를 밟았지만 홈까지는 3명만 들어왔다. 득점권 타율이 0.200에 그쳤다. 정규시즌 득점권 타율 1위(0.317)팀인 두산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