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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만 따지기엔 급박한 한국GM…글로벌 '후폭풍' 전운


입력 2018.11.29 11:43 수정 2018.11.29 15:03        조인영 기자

법원 집행정지 결정에 신설법인 개소 차질

누적된 영업적자에 강성노조…글로벌 구조조정 대상 우려도

법원 집행정지 결정에 신설법인 개소 차질
누적된 영업적자에 강성노조…글로벌 구조조정 대상 우려도


한국GM 부평공장 전경.ⓒ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한국GM의 연구개발 법인(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이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지속되는 영업손실에 노조의 반대, 신차 전략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업계는 자칫 글로벌 GM 구조조정 격량에 휩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서울고법 민사40부(부장 배기열)는 지난 28일 한국GM 2대 주주(지분 17.02%)인 산업은행이 “주주총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한국GM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로써 한국GM이 지난달 임시주총에서 결의한 R&D 법인 분할계획서 승인 건의 효력은 정지됐으며, 이달 30일까지 법인분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달 3일까지 신설 연구개발 법인 등기를 마친다는 한국GM의 계획도 보류가 불가피해졌다.

회사측은 “현재 가능한 모든 항소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고, 독립적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설립을 통해 더 많은 미래의 프로젝트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내고 법인분리 작업의 지속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한국GM으로선 장기전인 소송 보다는 산은을 설득해 신설법인 찬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최선이다.

한국GM은 당초 인천 부평 본사의 디자인센터,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의 부서를 묶어 약 3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신설법인으로 이동, 내달 3일 출범시킬 계획을 세웠다.

담당 임원진도 본사 출신 6명을 이미 배치했고, 후속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신차 연구개발과 함께 글로벌 소형 SUV·CUV의 국내 생산을 배정 받아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전면 보류되면서 한국GM은 신설법인 설립 정상화를 비롯해 누적된 손실, 노조의 압박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다.

무엇보다 바라 GM(제너럴모터스) 회장이 북미 지역 5개 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내년 2곳의 해외공장을 추가로 닫겠다고 밝히면서 구조조정 후폭풍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GM 본사는 해외 공장 2곳이 어디인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은 내부 사정은 개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내수 판매는 7만4595대로 지난해 보다 32.3% 감소했다. 트랙스, 아베오, 말리부, 스파크 등 전 차종이 대부분 줄었고, 군산공장 가동 중단으로 여기서 생산되던 크루즈는 재고 처리만 되고 있다.

문제는 최다 판매 차종인 경차 스파크다. GM 본사는 한국GM 경영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오는 2022년부터 한국에서 '글로벌 신형 CUV'를 생산할 방침이다. 스파크 대신 이 차량이 앞으로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나빠진 한국 상황을 이유로 본사 측에서 신형 CUV 배정을 거절한다면 최악의 경우, 창원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노조의 강성대응도 불안요소다. 지난 26일 판매 반등을 이끌 중형 세단 말리부 출시 행사에서 이날 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강행했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말리부는 가동률이 30%대로 그나마도 판매가 지지부진하면 폐쇄 수순을 밟을 수 있다.

3조원(최근 3년)이 넘는 영업손실을 본 한국GM은 생산성 제고와 신차 배정 등으로 수익성을 만회해야만 한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 강성노조와 R&D법인 제동은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GM 본사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GM은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잠재수익률'과 '사업장악력' 등을 근거로 북미 5개 공장을 닫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한국도 GM이 내건 기준에 부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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