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협상모드' 전환한 北, '빅딜' 앞두고 외교전 '시동'
리용호 등 北대표단, 베트남-시리아-중국 잇따라 방문
김성혜·앤드루 김 北美 협상 실무자 대면접촉도 성사
한·미·중 대북공조분위기 파악…협상력 확보 움직임
리용호 등 北대표단, 베트남-시리아-중국 잇따라 방문
김성혜·앤드루 김 北美 협상 실무자 대면접촉도 성사
한·미·중 대북공조분위기 파악…협상력 확보 움직임
한반도가 운명의 중대 기로에 선 가운데, 침묵 속 버티기로 일관하던 북한이 최근 외교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 한·미·중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당사국인 북한도 본격적인 교섭과 대화에 나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의 외교 사령탑인 리용호 외무상은 오늘(6일)부터 사흘 간 중국을 공식 방문해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리 외무상은 이 기간 동안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반도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다. 비공식 일정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리 외무상의 이번 방중은 최근 G20 정상회의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나눈 북핵 공조 문제에 대한 진의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이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향후 북중관계와 대북제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변수로 떠올랐다.
리 외무상은 최근 베트남과 시리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앞서 3박 4일 간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친 리 외무상은 태국을 경유해 최근 중동의 우방인 시리아에 도착했다. 시리아 사나통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외교 정책을 브리핑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비핵화 협상을 앞둔 북한이 우방국과의 전략적 공조를 다지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리 외무상을 통해 북한과 시리아 등 패권과 외세 간섭을 거부하는 모든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판문점에서 미국과 대면 접촉을 갖기도 했다. 북측 협상 실무자로 알려진 김성혜 통일전선책략실장은 지난 3일 판문점에서 앤드루 김 미 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등 미국 협상팀과 2시간 가량 비핵화 협상을 위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무자들 간 만남이 성사되며 양 정상의 친서 전달이나 향후 대화 일정 등을 조율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미가 최근 남북·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공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며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전략적 침묵을 이어가던 북한의 외교 행보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말 연초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행보가 비핵화 협상국면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