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유호정 "찬란했던 과거? 지금의 내가 좋다"
"연기 내 길 아니라 생각해 우울하고 어두웠다"
‘그대 이름은 장미’ 엄마 생각에 초반부터 울컥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우울하고 어두웠죠."
배우 유호정은 화려했던 젊은 시절에 대해 오히려 "내 길이 아니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렇게 털어놨다. CF모델을 거쳐 배우가 되는 과정이 불안정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는 내성적인 성격과는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남다른 책임감과 가족 때문이었다. "갈등이 많았지만 결혼 이후 남편도 도와주고 아이도 생기니까 점점 안정된 느낌이 들었죠."
어느덧 세월이 흘러 18살, 15살로 성장한 두 자녀를 둔 엄마가 됐지만 배우로서 차지하는 비중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유호정은 엄마이자 아내, 배우로 살아가는 지금이 좋다며 "현장이 놀이터로 생각될 만큼 일을 즐긴다"고 밝혔다.
유호정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를 통해 오랜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평범한 엄마 홍장미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감추고 싶던 과거가 강제소환 당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11년 영화 '써니' 이후 8년 만이다.
유호정이 연기한 홍장미는 '우리 시대 엄마'의 모습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홍장미를 연기한 유호정 또한 작품 속 자신의 캐릭터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영화 초반부터 울컥했다는 유호정은 "마음이 따뜻해지고 아프기도 했다. 스토리 자체가 따뜻해서 많은 분이 보고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전작 '써니'와의 비교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워낙 크게 성공한 작품이니 '써니'의 그늘이 오히려 '그대 이름은 장미'에 대한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호정 또한 "장점일지, 단점일지 모르겠다. 제가 출연해서 그래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작품에 방해될까 걱정도 했다"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써니'와 크게 다르다며 "'써니'가 친구를 우연히 보면서 찬란한 과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영화는 한 여자의 일대기이면서 모녀지간의 감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중한 아이를 위해 자신의 꿈과 사랑을 접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유호정이 이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 계기도 바로 이러한 스토리의 차별점 때문이다. 두 자녀를 둔 엄마이자 떠나 보낸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이 작품에 열정을 쏟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보면서 내내 엄마를 떠올렸어요. 엄마가 된 지금의 저를 떠올리기도 했고요. 실제로 엄마가 홀로 두 딸을 키우셨는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새삼 느끼게 됐어요. 많은 관객들이 엄마 생각을 하며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유호정은 "다시 만난다면 '사랑한다'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엄마가 도시락 싸주는 정성이 보통 일이 아니란 걸 아이들을 키우며 알았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대 이름은 장미'는 보고 나면 효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유호정은 "영화가 어느 때보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임했고,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감성과 메시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호정의 진심이 담긴 연기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는 오는 16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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