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여야4당, 한국당 향해 '협공'
극우강경파 "김진태 회부한 김병준, 나가라"
文대통령·여야4당, 한국당 향해 '협공'
극우강경파 "김진태 회부한 김병준, 나가라"
임기 종료를 일주일 여 앞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비하 논란'의 여파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당내 극우 강경파는 김진태·김순례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는 이유로 김 위원장을 '공공의 적' 취급을 하고 있는데다 당 밖에선 여야 4당이 ‘5·18 총공세’를 펴는 상황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한국당이 5·18 역사를 왜곡 날조한 망언 의원들을 비호하려 한다"며 "망언 3인방 제명을 어떻게든 물타기 하려는 시도는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외에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관련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회 차원의 징계를 논의하는 등 협공을 펼치고 있다.
전날엔 문재인 대통령도 나서서 "(5·18 비하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문제의 발언을 한 의원들을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직접 당 윤리위원회에 넘겨 '주의' 조치를 받고, 5·18 민주화운동 단체들을 만나 항의서한을 전달받는 등 수습에 노력을 기울었지만 정치권의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이 급격히 코너에 몰리면서 지지율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취임할 당시 18%대였던 지지율이 30% 돌파를 목전에 뒀다가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25.2%로 지난주보다 3.7%포인트 떨어졌다(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통상적으로 전당대회가 열리면 여론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당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가 발생하는데 5·18 비하 파문으로 거꾸로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이 전날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서 "빨갱이는 물러나라", "무대에서 내려가라"는 야유를 들은 것이 그 단적인 예다. 김 위원장에게 야유를 보낸 이들은 대부분 김진태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로, 김 위원장이 김 후보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데 대한 반발심을 표출한 것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조용히 해달라"며 "여러분들이 무엇을 말하고 요구하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북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며 "저를 길러주고 오늘 이 자리에까지 오게 만들었다"며 애향심을 드러냈지만 성난 TK(대구·경북)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편 김 후보는 자신의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을 향해 욕설을 퍼부은 것에 대해 "저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치러진다는 점을 유념해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는 보다 품격 있는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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