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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올해 임단협 벌써부터 먹구름


입력 2019.02.21 06:00 수정 2019.02.21 06:01        박영국 기자

현대·기아차, 광주형 일자리 갈등 임단협과 연계 우려

한국GM, 신설 연구개발 법인 단협 승계 문제 갈등 요인

르노삼성, 강성 노조 집행부 출범으로 작년 임단협 타결도 불투명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18일 울산 북구 현대차문회회관 대강당에서 32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대·기아차, 광주형 일자리 갈등 임단협과 연계 우려
한국GM, 신설 연구개발 법인 단협 승계 문제 갈등 요인
르노삼성, 강성 노조 집행부 출범으로 작년 임단협 타결도 불투명


자동차 업계에 노사 갈등 요인이 속출하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광주형 일자리 논란, 한국GM은 계열분리된 연구개발 법인의 교섭창구 문제, 르노삼성은 해를 넘긴 지난해 임단협 교섭 갈등 등으로 각각 노사 관계가 악화된 상태다.

통상 완성차 업계의 임단협 교섭은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화되지만 벌써부터 어려움이 예상되는 이유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이하 현대·기아차 노조)는 지난 19일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및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공동성명을 내고 광주형일자리 공장이 완공되는 2021년까지 3년간 지속적으로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총파업 등 총력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공장 가동이 공급과잉을 초래해 기존 자사 공장 물량 감소와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만큼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도 이를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

광주형 일자리 관련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뿐 아니라 앞으로 3년간 임단협 및 임금협상에서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등 비교적 순탄하게 교섭을 마무리한 만큼 올해 임단협에서는 보상심리를 반영해 다시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며, 연말 노조 지부장 선거도 예정돼 있어 현 집행부가 표심을 얻기 위해 더욱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5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32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2019년 임단투(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집중한다”고 결의했다.

지난해 한국 철수 여부가 걸린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임단협을 4월 조기 타결한 한국GM도 올해 임금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난이 지속되며 GM(제너럴모터스) 본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회사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 동결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지난해 말 연구개발 법인분리에 따른 노조와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설된 연구개발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단협 승계 문제도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현재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무노조 상태로, 회사측은 신설법인의 단체협약은 기존 한국GM 노조와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으나, 노조 측은 기존 조합원들이 법인분리로 나눠진 만큼 단협도 승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임단협을 해를 넘겨서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올해 임금협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어려운 회사 경영상황과 닛산 로그 후속물량 유치를 위한 임금경쟁력 확보를 고려해야 한다며 기본급 인상 대신 성과급 등 최대 1400만원의 일시 지급금으로 보상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비롯, 각종 고정비 인상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사는 지난 19일 15차 교섭까지 입장을 좁히지 못한 상태로, 노조는 20일에 이어 22일 부분파업으로 회사측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로 노사관계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강성 노조 지도부가 출범하며 교섭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 성향이 바뀐 만큼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더라도 올해 임금협상에서 또 다시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이 하나같이 실적이 좋지 않은데 임단협 난항과 그에 따른 파업으로 이중고를 겪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노조는 회사와 공동운명체라는 생각을 갖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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