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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차단과 방관…판 다이크의 토끼몰이


입력 2019.04.01 06:47 수정 2019.04.01 10: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리버풀, 토트넘과의 홈경기 잡으면서 선두 복귀

후반 39분 역습 과정서 홀로 2명 상대한 판 다이크

월드클래스 수준의 수비력을 선보인 버질 판 다이크(가운데). ⓒ 게티이미지

수적으로 불리한 2대1 역습 상황. 수비수 입장에서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리버풀의 버질 판 다이크가 수비의 정석을 보여주며 자신이 왜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꼽히는지 입증했다.

리버풀은 1일(한국시각), 안필드에서 열린 ‘2018-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의 홈경기서 2-1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3을 보탠 리버풀은 24승 7무 1패(승점 79)째를 기록,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77)를 제치고 하루 만에 선두 자리에 복귀했다.

반면, 승점을 쌓지 못한 토트넘은 3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승리를 거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1), 첼시(승점 60)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됐다. 여기에 한 경기 덜 치른 아스날(승점 60)이 31라운드서 비기기만 해도 골득실 및 다득점 우위로 인해 5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0-1로 뒤진 후반 25분, 손흥민을 투입시키며 승부수를 던졌다. 손흥민의 교체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들어오자마자 역습 과정에서 루카스 모우라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골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았으나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뺏는 움직임으로 모우라의 슈팅 공간을 여는데 영향을 미쳤다.

다급해진 리버풀은 총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라인을 워낙 바짝 올린 탓에 최후방에 공간이 열렸고, 이는 역습에 최적화된 손흥민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토트넘은 후반 39분, 해리 케인과 손흥민, 그리고 무사 시소코로 한 번에 이어지는 패스로 역습 찬사를 잡았다. 리버풀 수비진에는 판 다이크 한 명뿐이었고 발 빠른 손흥민의 침투와 시소코의 드리블로 골대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장면에서 판 다이크는 놀라운 판단력을 선보였다. 옆을 향해 눈을 흘긴 판 다이크는 손흥민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시소코의 드리블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둔탁한 움직임의 시소코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줄까 망설이다가 슈팅을 선택했고, 판 다이크가 득달같이 달려와 오른발 슛의 각도를 없애버렸다.

시소코가 손흥민에게 패스했더라도 차단됐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 게티이미지

결국 시소코는 자신의 주발인 아닌 왼발로 어설픈 슈팅을 시도, 공은 어이없게도 하늘로 치솟고 말았다. 그야말로 일당백의 모습을 보인 판 다이크의 월드클래스 수비력이었다.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만약 시소코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연결했으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판 다이크는 이미 손흥민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고, 그의 위치는 시소코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넬 길목 한 가운데에 있었다. 아마도 패스를 했다면 차단됐을 것으로 보이며, 발재간이 뛰어나지 않은 시소코에게 일부러 슈팅 기회를 준 판 다이크의 토끼몰이가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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